S&P 500 지수(티커: $SPX)와 추종 ETF인 SPY가 -0.17%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장 초반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 DIA ETF)은 +0.77% 상승했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IUXX, QQQ ETF)은 -0.80% 하락했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월가가 사전에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일치하며, 연준은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고해 총 3회의 인하 기조를 공식화했다.
FOMC의 ‘점도표(dot plot)’는 연내 약 70bp의 누적 인하를 가리켰다. 점도표란 위원별 향후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 참여자들이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자료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물가·고용 진단이 예상보다 완화적(dovish)으로 돌아섰다고 해석한다.
반도체 업종 부진이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는 중국 정부가 자국 대기업들에 ‘RTX Pro 6000D’ 칩 주문 중단을 지시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이후 -2% 넘게 급락했다. 이 소식은 미·중 기술 갈등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을 다시 부각했다.
미국 주택지표도 악화됐다. 8월 주택 착공건수는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000건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136만5,000건)를 밑돌았다. 같은 달 건축 허가 건수(미래 주택 건설 지표)는 -3.7% 감소한 131만2,000건으로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9월 12일 주간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29.7% 급증했다. 이 중 재융자(refinancing) 신청이 57.7% 폭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20년 만기 고정금리는 6.39%로 1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 금리 하락 기대감이 주택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결정 직후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6bp 오른 4.034%를 기록했다. 이날 국채선물(12월물 T-note)은 주택지표 부진으로 일시 상승했으나, 연준의 향후 인하 예고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어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연준 독립성 논란도 채권시장 변동성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셸 보맨(Fed 이사) 해임을 시도했다는 설(設)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자 재닛 옐런 재무장관 보좌관으로 알려진 스티븐 미란이 Fed 이사직을 겸직하려 했다는 보도가 투자심리를 흔든 것이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5bp 내린 2.678%,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6bp 내린 4.623%를 기록했다.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최종치는 전년 대비 +2.0%로 잠정치(+2.1%)보다 하향 조정됐다. 핵심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2.3%로 확정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영국 8월 CPI는 전월과 같은 +3.8%를 유지했고, 핵심 CPI는 +3.6%로 전월(+3.8%)보다 완화됐다. 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다.
미 증시 주요 종목 흐름
테슬라·아마존·메타·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 대형 기술주는 일제히 -0.3%~-1.5% 하락했다. 반면 워크데이(Workday)는 구겐하임 증권의 투자의견 ‘매수’(목표가 285달러) 상향에 힘입어 +8% 급등, S&P 500과 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우버는 CEO 다라 코스로샤히의 2,860만 달러 규모 지분 매도로 -4% 하락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분기 적자 및 2026년 매출 전망 하향으로 -6%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더불어 헝가리 경쟁당국 조사를 받은 듀오링고(Duolingo)도 -3%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는 프리오반트와 공동 개발한 피부근염 치료제 ‘브레포시티닙’이 3상 시험의 1차 지표를 충족했다는 발표로 +12% 급등했다. 주택시장 관련 주에서는 질로(Zillow)가 번스타인의 ‘시장수익률 상회’(목표가 105달러)로 +3% 상승, 월마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목표가 상향(120→125달러) 소식에 +2% 올랐다.
전망과 해석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25bp 인하 자체보다 점도표가 투영한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70bp 인하 경로가 현실화되면 올해 남은 두 차례 FOMC 회의(11월·12월)에서 각각 25bp씩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 채권과 금리 민감주(부동산·고배당주)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장기 금리 하단이 제한되면서 달러 약세 및 신흥국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노동시장 둔화가 연준의 선제 인하 배경으로 지목된 만큼, 오는 19일 발표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예상 24만 건)와 10월 고용보고서까지 확인해야 정책 연속성을 가늠할 수 있다. 주택·기술·소비 섹터별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과 연준의 인하 예고가 일치하면서 단기적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미·중 기술 갈등과 정치적 연준 독립성 이슈가 남아 있어 변동성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 용어 설명
•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연 8회 회의를 통해 금리·통화량을 조절한다.
• dot plot: FOMC 위원 19명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 시장은 각 점의 분포와 중앙값을 통해 금리 경로를 예측한다.
• bp(베이시스 포인트): 1bp는 0.01%p(=0.0001)로 금리 변동 단위를 세분화해 표시할 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