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2025년 8월 22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설하는 모습이다.*사진: David A. Grogan | CNBC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간),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번 주 이틀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고, 동시에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닷 플롯(dot plot)’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통화 정책뿐 아니라 정치적 변수까지 얽히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띤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양대 목표(듀얼 맨데이트)를 추구한다. 그러나 최근 고용지표 둔화와 대중(對中)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두 목표가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고 BNY 멜런의 존 벨리스 미주 담당 전략가는 진단했다.
◆ 새로운 연준 이사 선임·정치권 압박
회의 첫날인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런 신임 연준 이사가 공식 취임했다. 그는 전(前)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인물이다. 상원은 미런을 전임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잔여 임기(2026년 1월까지) 동안 재직하도록 전격 승인했다.
미런 이사는 아직 공개적으로 표심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은 그가 25bp(0.25%p) 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Truth Social에 “FOMC는 지금 당장, 파월이 염두에 둔 것보다 더 과감한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6일 CNBC 인터뷰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 매우 정교한 통찰을 갖고 있으며, 문제는 연준이 계속 뒤처져 왔다는 데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충분히 큰 (fulsome)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는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우맨 이사(모두 트럼프 지명) 역시 ‘대폭 인하’ 소수의견에 동참할 가능성을,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동결’ 또는 인하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 시장은 25bp 인하에 베팅…그러나 이후가 변수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4.25%~4.50%인 현행 목표 구간을 4.00%~4.2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은 90% 안팎의 확률을 부여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Tool※30일물 연방기금선물 가격으로 회의별 금리 전망을 산출에 따르면, 10월·12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각각 70%를 웃돈다.
그러나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가는 “다수의 반대 의견이 나오더라도, 25bp ‘재조정’에 동의하는 중도파가 훨씬 더 크다”고 평가한다. 이는 ‘점진적 완화’ 시나리오로, 단회성one-off 보다 인하 사이클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담는다.
◆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핵심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머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의 관건은 ‘연속 인하’ 가능성을 파월 의장이 얼마나 명시적으로 시사하느냐”라고 분석했다. 그는 성명문에 노동시장 둔화를 반영한 문구가 들어가겠지만, 10월 인하를 직접 예고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동시에 닷 플롯이 올 연말까지 ‘2회 인하’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했다.
닷 플롯(dot plot)이란, FOMC 위원 19인이 제시한 기준금리 예상치를 점(dot)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동시에 공개되는 경제 전망표(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는 성장률·실업률·물가 전망치를 담는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점의 수·분포·기울기를 통해 연준의 중장기 통화 스탠스를 가늠한다.
파월 의장은 8월 잭슨홀 연설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 크게 달라졌다”며 “완전고용을 방어하기 위해 물가 목표보다 고용 목표에 더 무게를 둘 시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B. 라일리 웨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가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파월이 완만하지만 확실한 완화 모드를 천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 정치적 압박과 리더십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미런 인준을 관철한 데 이어, 리사 쿡 이사 해임 소송을 추진하며 차기 의장 인선을 공개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된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공세가 심화될수록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이 커지고, 연준 내 의견 분열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위원회 내 이견 표출이 커질수록, 결국 ‘파월의 언어’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 크리슈나 구하, Evercore ISI
◆ 실무·용어 한눈에 보기
bp(basis point)는 ‘1bp = 0.01%p’ 단위로,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시할 때 쓰인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와 같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 캔자스시티 연은이 매년 8월 주최하는 세계적 중앙은행 콘퍼런스다.
◆ 전망과 변수
결론적으로 시장은 ‘25bp 인하 → 연말까지 총 75bp 인하’ 시나리오를 기본값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 냉각이 예상보다 가파르거나, 중국·유럽발 관세 인플레 압력이 확대될 경우,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정치적 압력이 극단적으로 확대될 때는 내부 갈등이 심화돼 정책 결정 과정이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전문가 시각
필자는 이번 회의를 ‘전략적 전환점’으로 본다. 점진적 또는 공격적 완화 여부보다 중요한 대목은, 연준이 장·단기 균형 속에서 외부 정치 압박을 어떻게 흡수해낼 수 있느냐는 ‘제도적 신뢰도’다. 시장 가격은 결국 신뢰도에 연동되므로, 파월 의장의 메시지 분명성과 이사진의 합의 수준이 국채·주식·달러 등 전 자산군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 2025 CNBC, 번역·재구성: AI Assis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