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재개 시 주식시장 ‘신중 모드’ 전환 가능성 – JP모간 분석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경우, 최근 활황을 보였던 미국 주식시장이 보다 조심스러운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간의 미슬라브 마테이카가 이끄는 전략팀은 고객 메모에서 “금리 완화가 재개되면 주가가 단기간 하방 위험을 일부 반영하며 조정 국면을 거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차입 비용 하락 가능성을 근거로 미국 노동시장 지표 둔화를 ‘선제적으로 무시’(look through)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Nasdaq Composite)는 직전 거래일(12일)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고,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목

■ “완화 재개 직후 주가지수는 통상 숨 고르기”

보고서는 과거 사례를 인용해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가동하면 주요 지수는 몇 달간 횡보·조정 국면을 거친 뒤 다시 상승세를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시장에는 다소 안이함(complacency)이 깔려 있다. 완화가 현실화되면 이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고 덧붙였다.

연준은 현지시간 17~18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Tool이 집계한 금리선물 가격에 따르면, 시장은 18일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95%로, 50bp(0.50%p) 인하 가능성을 5%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 범위다.

주목

FedWatch Tool이란?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연방기금(FF)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금리 변동 확률을 실시간 계산·공개하는 CME의 무료 서비스다. 글로벌 채권·주식·외환시장 참가자들이 FOMC 결과를 예측할 때 핵심 참고지표로 사용한다.


■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엇갈린 시그널

연준이 완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노동시장 냉각 조짐이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증가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주거비·식료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소폭 가속, ‘고착성(sticky)’ 물가 우려를 키웠다.

이처럼 경기 둔화와 물가 부담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하는 투자·고용을 자극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연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머징 주식·채권·원자재 섹터 전망

JP모간 전략팀은 이러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이머징마켓(EM) 주식에 대해 ‘강세(bullish)’ 시각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EM은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저평가·저보유(underowned) 상태이며, 미·중 무역 관련 불확실성의 ‘최악’이 지나갔다”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광산·자원 채굴주를 최선호 섹터로 꼽았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확대와 전기차·재생에너지 수요가 결합되며 금속·광물 가격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10년 이상) 국채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재차 제시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듀레이션(만기)이 긴 채권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 근거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7~8월 동안 일시적으로 안정됐던 달러화가 향후 6개월 동안 4~5%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 국내 투자자 체크포인트

한국 투자자에게 이번 JP모간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준의 첫 발이 오히려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레버리지형 상품이나 고위험 자산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면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달러 약세 국면을 선제적으로 대비해 원자재·비달러 통화 ETF, 혹은 EM 주식·채권 편입을 검토할 수 있다. 셋째, 중국 경기 모멘텀이 재부상할 경우 국내 철강·2차전지·소재 기업에도 수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보고서는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잠재 변수도 상존함을 지적하며, 투자전략 수립 시 분산과 헤지(위험 회피) 원칙을 견지할 것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장 전반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첫 단추’ 이후 주가가 짧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JP모간의 핵심 메시지다. 투자자들은 금리·물가·고용 데이터를 면밀히 추적하며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