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주간 거래를 시작한 4일(현지시간) 강한 반등세를 기록하면서 ‘저가 매수(dip-buying)’ 세력이 다시 돌아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주요 지수는 전 거래일의 급락을 모두 만회하며 상승 마감했다. 이는 무역 갈등과 부진한 고용지표로 인한 심리 불안이 하루 만에 진정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S&P 500은 전일 대비 1.9% 오른 6,329.94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2일 발표된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1의 7월 고용 보고서는 6월과 5월 수치를 대폭 하향 조정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책임을 물어 BLS 국장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1. 금리 인하 베팅 90%…시장 심리를 지배하다
CME 그룹의 FedWatch Tool2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불과 일주일 전 63%에서 90%로 급등했다. Yardeni Research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이번 반등 랠리가 지속 가능한지’를 가늠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S&P 500이 8월 박스권을 형성한 뒤 9월 조정을 겪고, 연말 시즌랠리로 재상승할지, 아니면 두 달 동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연말까지 질주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새 BLS 국장 임명,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공석 인선, 관세 부과에 대한 법적 공방 결과, 그리고 8월 23일 잭슨홀(Jackson Hole) 경제 심포지엄에서의 제롬 파월 의장 연설 등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2. 용어·배경 설명
BLS(미 노동통계국)는 미국 내 고용·임금·실업 자료를 집계·발표하는 기관으로, 월간 고용보고서는 연준 통화정책의 핵심 데이터다.
FedWatch Tool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선물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금리 인하·인상 확률지표다. 기관·개인투자자 모두가 통화정책 전망에 활용한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말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가 심포지엄으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시장 최대 이벤트’로 통한다.
3. 인플레이션 vs. 성장…엇갈리는 매크로 퍼즐
Yardeni 팀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가속화될 것이라는 낙관을 제시했다. 그 근거로는 노동력 부족을 상쇄할 생산성 향상을 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향후 몇 달간 관세 인상분이 소비자물가에 전가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연준의 추가 완화 여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내 1~2회 이상의 금리 인하는 기본 시나리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회 인하)보다 매파적(more hawkish) 견해다.
4. S&P 500 연말 전망치…‘녹아내림(melt-up)’ 시나리오
보고서는 S&P 500이 2025년 말 6,500~6,600포인트 범위에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강력한 위험선호가 지속되는 ‘멜트업(melt-up)’ 상황에서는 최고 6,900포인트까지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4일 종가 6,329.94와 비교할 때, 베이스라인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은 2.7~4.3%, 멜트업 대비 9.0% 수준이다. 이는 ‘저가 매수세 복귀’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낙관적 전망으로 읽힌다.
5. 기자의 전문적 통찰
첫째, 노동시장의 구조적 인력난은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져 연준의 딜레마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고용이 둔화하더라도 임금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물가 목표(2%)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
둘째, 관세가 내구재 가격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통계 지연으로 인해 향후 두세 달 뒤 본격 반영된다. 투자자들은 물가 세부 항목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셋째, 파월 의장은 잭슨홀에서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이라는 원론적 메시지를 반복할 공산이 높지만, 점도표(dot plot) 변경 등을 통해 ‘1회 선제 인하 후 관망’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
넷째, 연말로 갈수록 미 대선 예비경선 시즌이 본격화되며 정책 변수(재정·통화·규제)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6. 투자 전략 시사점
• 주식 : 단기 과열 구간 진입 시 자산 배분 재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생산성·기업 실적 모멘텀이 꺾이지 않는 한, 중·장기적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다.
• 채권 :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축소될 경우 듀레이션 관리가 핵심 포인트다.
• 달러·원자재 : 달러 인덱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헤지 포지션을 고려할 만하다. 특히 금·은 등 귀금속은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부각될 수 있다.
1 Bureau of Labor Statistics
미국 노동부 산하 기관으로 고용·물가 등 경제지표를 작성한다.
2 FedWatch Tool
CME 그룹이 제공하는 실시간 금리 인하·인상 확률 계산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