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대 지수가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힘입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100이 모두 강세로 마감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8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에 부합하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근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장중 3.992%까지 떨어지며 5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하락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도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가해 주택건설주와 건자재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1. 주요 지수 및 선물 동향
현지시간 11일(목)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85% 오른 5,392.64, 다우지수는 1.36% 상승한 40,512.19, 나스닥 100은 0.60% 올라 19,921.55로 각각 장을 마쳤다.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81%,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0% 올랐다.
E-미니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로, 정규 계약 대비 증거금이 낮아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이다.
2. 경제 지표: 인플레이션은 안정, 고용은 둔화
8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로 7월의 2.7%에서 소폭 올랐으나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로 7월과 동일, 역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반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7000건 급증한 26만3000건으로, 팬데믹 회복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과열 완화를 시사하며 연준의 부담을 덜어주는 지표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고, 50bp 인하 가능성도 9%로 소폭 반영했다. 연말까지는 총 72bp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
3. 섹터·종목별 등락
반도체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7%)가 씨티그룹 목표주가 상향(150→175달러)에 힘입어 급등했고, 램리서치(+7%),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4%)가 뒤를 이었다. ASML, ARM, 퀄컴도 1% 이상 상승했다.
금리 하락 수혜주인 주택건설·건자재주도 강세였다. 빌더스 퍼스트소스가 4% 넘게 뛰었고, 폴티그룹, 레나, DR호튼, 톨브라더스가 2% 이상 올랐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인수설로 28% 급등하며 S&P 500과 나스닥 100 최대 상승 종목에 올랐다. NATO 조달 카탈로그에 등재된 드론 업체 레드캣 홀딩스는 30% 이상 폭등했다.
반면 오라클은 래리 엘리슨 회장이 인수전 지원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에 6% 하락, 보잉은 777X 인증 지연 우려로 3% 넘게 밀렸다. 넷플릭스 역시 제품 책임자 퇴사 소식으로 3% 약세를 기록했다.
4. 채권·통화정책 동향
12월물 10년 만기 미국 국채선물은 2.5틱 상승 마감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300억 달러 규모 30년물 입찰에서 bid-to-cover(응찰 대비 낙찰 비율)이 2.38로 최근 10차 평균 2.41보다 낮아 수요 부진이 확인됐으나, 전반적인 완화 기대가 가격을 지지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고된 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 2% 수준에서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성장 위험이 보다 균형적이며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657%(+0.5bp)로 소폭 상승,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4.606%(-2.6bp)로 4주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5. 해외 증시
유럽 유로 Stoxx 50은 0.47%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주 만의 최고치에서 1.65%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 225는 1.22% 뛰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6. 향후 일정 및 용어 해설
향후 일정으로는 13일(금) 발표되는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9월 잠정치)가 주목된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58.2에서 58.0으로 소폭 하락이다.
Bid-to-cover ratio란 국채 입찰에서 투자자 응찰 규모를 발행 규모로 나눈 값으로,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값이 1보다 크면 응찰액이 발행액을 초과했다는 의미이며, 값이 높을수록 시장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한다.
또한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연방기금금리(미국 은행 간 초단기 대출금리) 예상치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이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한다.
현재 시장은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가 현행 4.33%에서 3.61%로 낮아질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총 0.72%p 인하를 의미하며, 두 차례 이상 인하가 베이스 시나리오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전문가 시각—주요 투자은행들은 물가 지표가 완만해지고 고용시장이 식어 들면서 ‘실질 실업률 상승이 동반되지 않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국채 수급 불균형,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가능성, 미 대선 정치 불확실성 등은 남은 하반기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7. 결론
인플레이션 조정 및 고용 둔화 징후가 겹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층 강화됐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부활했고, 주식·채권·해외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다만 국채 입찰 수요 둔화는 장기 금리 하락 추세의 제동 요인이 될 수 있어 추후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발표될 소비자심리지수·소매판매·ISM 지표 등이 연착륙 가설을 강화할지, 아니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지가 4분기 글로벌 자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