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새 주를 긍정적으로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지지한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동시에 영국의 가을 예산안과 독일 Ifo 경기체감지수 발표를 앞두고 정책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11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증시의 상승 흐름을 뒤이어 유럽 주요 지수도 오름세로 출발했다. 시장은 연준 정책 위원 존 윌리엄스의 발언을 재해석하며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는 분위기다.
현지 시각 03:02 ET(08:02 GMT) 기준, 독일 DAX 지수는 0.7% 상승했고, 프랑스 CAC 40은 0.6% 올랐다. 영국 FTSE 100도 0.4% 상승했다. 이 같은 초기 강세는 최근 변동성 확대 속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투자심리 회복 견인
유럽 주식시장은 지난주 말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미국 기준금리가 “가까운 시기(in the near term)”에 인하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힘입어 아시아 증시의 상승을 뒤따랐다. 윌리엄스는 연준 통화정책의 핵심 인사로, 그의 발언은 연말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높였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가까운 시기에 하향 조정될 수 있다.” —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9~10일 예정돼 있다. CME 페드워치(CME FedWatch)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0.25%p(분기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69.3%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분기포인트는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변화를 의미한다.
이 같은 정책 기대는 지난 2주간의 가파른 조정 이후 글로벌 주가지수가 반등하는 데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당시 시장은 인공지능(AI) 연관 대형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을 소화하며 밸류에이션 재점검에 나섰다. 금리 부담이 완화될 경우, 성장주 및 위험자산 전반의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방어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럽 포커스: 독일 Ifo와 영국 가을 예산안
유럽 내부로 시선을 돌리면, 이날 세션 후반 발표될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가 11월 소폭 개선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Ifo 지수설명는 독일 민간 연구기관 Ifo가 제조업·서비스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체감경기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표로, 현재 경기 평가와 향후 6개월 기대를 함께 반영해 유로존 최대 경제국의 경기를 선행적으로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영국에서는 수요일 발표될 가을 예산안(Autumn Budget)을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됐다.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는 재정 균형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광범위하게 받고 있다. 영국 경제는 2007~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키어 스타머 총리와 리브스 장관은 노동당이 14년 만에 작년에 재집권한 이후 이를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다만 리브스 장관은 차입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총선 이후 두 번째로 수백억 파운드 규모의 증세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복지 지출 확대와 동시에 채권시장 매도세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재정 신뢰도를 지키면서도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정책 미세조정이 요구되는 국면이다.
소매·유통: 블랙프라이데이 앞둔 수요 검증
월요일 유럽에서는 주요 실적 발표가 거의 없다. 이번 주는 일본 휴장(월요일)과 미국 추수감사절(목요일)로 글로벌 이벤트 자체도 한산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다음 날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은 미국과 유럽 유통업체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수요 구간으로 여겨진다. 블랙프라이데이용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날을 지칭하며, 대규모 할인 판매가 집중돼 연중 최대 소비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한편, 중국 알리바바(Alibaba)의 뉴욕증시 상장 주가(NYSE:BABA)는 소비자용 AI 앱 ‘Qwen’의 공개 베타(퍼블릭 베타)가 매우 강한 출발을 보였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으로의 본격적 진출에 대한 투자 심리를 고무했다. Qwen은 알리바바가 개편한 소비자 AI 서비스로, 대화형·생성형 기능을 앞세워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원유시장: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 진전 여부 주목
국제유가는 최근의 급락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트레이더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긍정적 해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0.3% 상승한 $61.75/배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1% 오른 $57.85/배럴을 기록했다.
두 벤치마크 모두 지난주 약 3% 하락하며 10월 21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시장은 평화 합의가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의 글로벌 시장 복귀가 공급을 늘려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일요일,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평화 계획 관련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핵심 지표·용어 한눈에 보기
• CME 페드워치도구: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CME)이 파생상품 가격을 바탕으로 연준 금리 결정 확률을 추정하는 데이터 툴이다. 시장의 정책 기대를 실시간으로 가늠하는 데 널리 쓰인다.
• 분기포인트(quarter-percentage-point): 0.25%포인트의 금리 변화를 뜻한다. 기준금리의 미세 조정 단위로 자주 사용된다.
• DAX/CAC 40/FTSE 100: 각각 독일·프랑스·영국의 대표 주가지수로, 대형주 중심의 시장 흐름을 요약한다.
• Ifo 기업환경지수: 독일 기업들의 현황 및 기대를 측정해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선행성 지표다.
• 블랙프라이데이: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날 대형 세일 이벤트로, 연말 소비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기자 분석: 정책 기대와 실물 모멘텀의 미세한 균형
현재 유럽 증시의 반등은 연준의 완화 전환 기대라는 글로벌 유동성 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성장주·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고, 유럽 전통 제조·수출 업종은 달러 약세 및 세계 수요 회복의 간접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영국 예산안은 재정 긴축의 강도와 성장 전략의 실효성에 따라 단기 심리를 갈라놓을 수 있다. 증세가 광범위하게 이뤄질 경우 내수 둔화 우려가, 재정 신뢰를 확보하면 채권·외환시장 안정 효과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유가의 경우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빠지는 구간에서는 물가 압박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급격한 하락은 에너지·원자재 관련 투자와 산업 이익률에 변수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주에는 Ifo 지표의 방향성과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신호가 심리와 실물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