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 확대로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엔화는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가운데 연말 이전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2025년 11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로 거래 시간이 단축되며 전반적으로 변동폭이 제한적이다. 미국 증시는 목요일 휴장하고 금요일에는 단축 거래가 예정돼 있어, 주식시장은 대체로 긍정적 톤을 유지하는 반면, 주요 통화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27% 상승해 월가의 강세를 뒤따랐고, 3주 연속 하락을 끊을 가능성을 높였다. 일본 니케이와 한국 코스피는 모두 1%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부동산 업종에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대형 개발업체인 차이나 완커(China Vanke)가 20억 위안(미화 2억8,260만 달러) 규모의 온쇼어(역내) 채권 상환을 연기하기 위해 채권자 승인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커가 공모 채권의 만기 연장을 추진할 경우, 국유 지원을 받는 이 개발업체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완커는 중국 주요 대도시 전역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보유한 ‘국민 브랜드’에 가깝다. 그만큼 공모채 연장은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전반에 불안 심리를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금리 인하 베팅 급증
미국에서는 기록적인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11월 중순 종료된 이후 통계 발표가 재개됐으나, 지금까지 나온 지표 상당수는 시차가 큰 구 데이터여서 경기 흐름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이번 주 발언처럼, 연준 인사 코멘트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며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고 있다. 두 인사의 메시지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85%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30%에서 급등한 수치다.
설명: ‘CME 페드워치’는 금리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연준 회의의 금리 결정 확률을 추정하는 도구다. 시장의 콘센서스를 시계열로 확인할 수 있어 단기 금리 기대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K2 애셋 매니지먼트의 조지 부부라스(George Boubouras) 매니징 디렉터는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며, 12월 금리 인하가 균형적으로 볼 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핵심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상회하고 있지만, 미국 10년물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이 약 2.25% 수준이라는 점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합리적 범위에 있다고 편안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2026년 ‘March quarter’에 반전될 것이다.”원문 표현을 따름
유로/달러는 초반 거래에서 1.16045로 1주일 이상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지수(DXY)는 99.523으로 보합권이었으며, 전일에는 0.28% 하락했다.
설명: ‘달러지수’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한 지수다.
한편, 미 노동부가 발표한 수요일 지표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주 7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해고 규모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 파운드는 1.3247달러로 1개월 고점을 경신했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의 예산안이 영국의 장기 재정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엔화 경계
엔/달러 환율은 1달러=156.16엔으로 소폭 엔 강세를 보였다. 시장은 최근 수주간 이어진 당국자의 구두 경고(jawboning) 이후, 도쿄의 실제 시장 개입 가능성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설명: 외환 ‘시장 개입’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매매해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를 뜻한다. ‘구두 개입’은 실제 자금 투입 없이 발언으로 기대를 관리하는 행위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수요일, 팽창적 재정으로 시장 신뢰를 잃는 영국식 ‘트러스(Truss) 모먼트’ 가능성을 부정했다.
설명: ‘트러스 모먼트’는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후 금리 급등·파운드 폭락·국채시장 경색으로 정부 신뢰가 훼손됐던 사태를 일컫는다.
엔화는 10월 초 이후 약 10엔가량 약세를 보였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재정지출 확대가 대규모 차입을 동반할 것이라는 우려와, BOJ의 다음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의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로이터가 취재한 소식통들은, BOJ가 빠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을 대비시키고 있으며, 환율 추세를 바꾸기 위해 보다 일관된 인상 경로를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원자재 자산
비트코인은 목요일 다시 9만 달러 위로 올라섰다. 지난 4주 연속 하락을 끊을 태세로, 주간 기준 약 3% 상승을 기록 중이다. 금 현물은 온스당 4,164.81달러로 보합을 유지했으며, 직전 거래일에는 0.8% 상승했다.
핵심 개념 정리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물가연동국채(TIPS)와 명목국채의 금리 차이로 계산하는 시장의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다. 달러지수: 유로·엔·파운드 등 6개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 온쇼어 채권: 발행국가의 역내 시장에서 해당 통화로 발행된 채권. 구두 개입: 실제 자금 매매 없이 발언을 통해 시장 심리를 조절하는 당국의 커뮤니케이션. CME 페드워치: 금리선물에 내재된 시장 확률로 향후 연준 결정을 추정하는 도구다.
시장 영향과 전망(분석)
현재 리스크 자산 선호는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와 BOJ의 매파적 전환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지역별·자산군별 상대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아시아 통화와 주식에 우호적이지만, 일본의 긴축 신호가 현실화되면 엔화 급반등과 글로벌 환율 재조정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중국 완커의 공모채 연기 여부는 중국 부동산·크레딧 위험을 재부각시킬 수 있어, 위험자산 랠리의 급소로 작용한다. 한편 미국의 추수감사절로 유동성이 얇은 환경에서는 작은 뉴스도 가격을 크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지표·당국자 발언·정책 신호에 대한 민감도가 평소보다 높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