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 약세 압력

달러 인덱스(DXY)가 0.16% 하락하며 연중 기록한 고점 대비 추가 후퇴했다. 채권 수익률 하락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가 겹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25bp(0.25%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는 유럽발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장 초반 상승했으나, 폴란드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자 이내 약세로 전환됐다.

같은 날 발표된 8월 미국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3.3%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식품·에너지 제외 근원 PPI도 2.8%로 전월 3.4% 대비 둔화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되며,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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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선물·스왑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14% 확률로 50bp 인하까지 가격에 담았다.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추가 25bp 인하 확률이 76%로 집계됐고, 연말까지 연방기금금리는 현행 4.38%에서 3.64%로 총 74bp 인하가 예상된다.

한편, 달러 약세 요인으로는 ▶연내 누적 완화 전망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동시에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움직임과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계획이 해외 투자자의 달러 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뉴욕 소재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 담당 이사)


달러 인덱스 차트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장 초반 유럽 지정학 리스크로 하락했으나, 미국 PPI 쇼크 이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0.15% 반등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반면, 연준이 연내 세 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정책 디버전스(divergence)를 유로 강세 요인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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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 금리는 이번 목요일(11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한다. 다만 폴란드 드론 격추 사건과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는 유럽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가 되고 있다.

유로/달러 차트

달러/엔(USD/JPY) 환율은 0.07% 하락해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전날 블룸버그가 “BOJ(일본은행)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보도한 데다,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이 엔 손익계수(캐리 트레이드)를 둔화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정치 불확실성은 엔 강세를 제한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중·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과반을 잃은 뒤 사임을 표명,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로 장기 국채 발행 증가 우려가 커졌다.


금 선물 차트

12월물 금(Gold) 선물은 0.29% 오른 온스당 10.60달러에, 12월물 은(Silver) 선물은 1.04% 상승한 0.429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PPI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이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렸으며, 금 가격은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가 바로 아래에서 지지력을 재확인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은 8월 금 보유량을 0.06만 트로이온스 늘려 7402만 온스로 10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금 ETF 순유입도 2년 3개월 만의 고점을 찍어 가격 하방을 견고하게 방어하고 있다.

금·은 가격은 프랑스와 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미국 관세 정책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복합적 위험 요인에 대한 헤지(hedge)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 용어·지표 해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기업이 상품·서비스를 생산·판매할 때 형성되는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이며, 연 8차례 정례 개최된다. bp(basis point)는 0.01%p를 뜻한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차입해 금리가 높은 통화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금리차뿐 아니라 환율 변동성에 크게 의존한다.


● 기자 해설 — 달러 방향성 관전 포인트

현재 시장은 “인플레 정점 통과→경기 연착륙→금리 인하“라는 완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한 만큼, 9월 이후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여지도 상존한다. 특히 엔화·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정책 상·하단 움직임에 제약을 받는 가운데, 유럽과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달러의 최종 피난처(safe-haven of last resort) 기능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9월 12일(목)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와 9월 13일 발표되는 미국 CPI를 통해 단기 달러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냉각 속도서비스 물가 안정폭이 연준의 정책 변곡점을 결정짓는 변수로 지목된다.


※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지표·자산에 대해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이해관계가 없음을 알린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