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뉴욕 증시 급반등

【미국 증시 마감】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90%까지 높아졌다는 전망에 힘입어 급등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47% 오른 5,068.3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4% 상승한 40,148.97, 나스닥100 지수는 1.87% 뛴 18,312.5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1.58%,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96% 각각 상승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 부진ISM 제조업 지수 급락을 근거로 연준이 조기 완화 기조로 선회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9월 16~17일 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40%에서 90%로 끌어올렸다.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70%의 인하 가능성이 반영됐다.

이번 랠리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Nvidia, Alphabet, Meta Platforms는 3% 넘게 급등했고, MicrosoftTesla도 2% 이상 올랐다. Apple은 0.48%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업종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BroadcomKLA가 3% 이상, AMD·Micron·Marvell·Lam Research가 2% 넘게 올랐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2023년 이후 미국 증시 상승을 견인한 7대 빅테크 기업(Nvidia·Apple·Microsoft·Alphabet·Amazon·Meta·Tesla)을 가리키는 용어다. 한국 독자 입장에선 FAANG 이후 새롭게 부상한 핵심 주도주 그룹으로 이해하면 된다.

미국 거시 지표도 엇갈렸다. 6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4.8% 감소해 2019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나, 운송 장비를 제외한 수치는 0.4% 증가해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무역정책 리스크도 부각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일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인도에 대한 미국산 수입 제품 관세를 현행 25%에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올린 데 이어, 8월 7일 0시부터 10% 글로벌 최저 관세적자국 15% 추가 관세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3.3%에서 15.2%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2024년 관세율 2.3%와 비교하면 6배가 넘는 상승이다.

이번 주 증시는 Earnings Season경제 지표에 집중될 전망이다. 6일 공개될 6월 미국 무역적자는 611억 달러로 전월(715억 달러) 대비 축소가 예상된다. 같은 날 7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51.5로 0.7p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7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 1,000건,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2.0%, 단위노동비용은 1.5% 증가할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 66%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재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시즌 개시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고 있다. 82%의 기업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1.49%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최저치에서 반등해 0.66% 올랐으며,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25% 하락해 1주 반 만의 저점을 찍었다.

채권시장은 위험자산 랠리 속에서도 안전자산 매수가 이어졌다. 9월물 미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5.5틱 상승, 수익률은 2.4bp 내려 4.192%를 기록했다. 이는 1개월 만의 저점이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진정된 점이 국채 강세를 뒷받침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5.4bp 떨어져 2.624%로,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1.9bp 하락해 4.509%를 나타냈다. 유로존 8월 센틱스 투자자신뢰지수는 –3.7로 예상치(+6.9) 대비 큰 폭으로 악화됐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15%)을 좀 더 높일 만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주요 종목별 등락

Steelcase는 사무가구 업체 HNI가 주당 18.30달러, 총 2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60% 폭등했다. Idexx Labs는 2분기 매출 11억 1,000만 달러(컨센서스 10억 7,000만 달러)를 달성하고 연간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12.40~12.76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27% 치솟았다.

이어 Wayfair가 2분기 조정 EPS 0.87달러(예상 0.33달러)를 발표해 11% 올랐고, Spotify는 글로벌 프리미엄 요금 인상 소식에 5% 상승했다. Martin Marietta Materials는 연간 EBITDA 전망을 23억 달러로 올리며 3% 넘게 뛰었다.

반면 ON Semiconductor는 3분기 조정 총마진 전망(36.5~38.5%)이 기대를 밑돌아 16% 급락, S&P 500과 나스닥100 최다 하락 종목이 됐다. Bruker, LyondellBasell, Berkshire Hathaway B주도 실적 부진으로 각각 8%, 4%, 3% 이상 떨어졌다.


시장 해설 및 전망

이번 주식시장의 급등은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로 작용한 전형적인 예다. 고용과 제조업 지표 둔화가 연준의 빠른 완화 전환 가능성을 높여 할인율 하락을 기대하는 주식 매수를 촉발했다. 그러나 필자는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1) 제조업 부진이 서비스업으로 확산될 경우 기업 실적 모멘텀이 빠르게 둔화될 수 있고, 2) 트럼프 정부 시절과 유사한 관세 인상 흐름이 교역 둔화와 비용 상승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 특히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를 상회할 경우 공급망 재편이 지연돼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압력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9월 FOMC에서 실제로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고, 장기금리(10년물) 4%대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정책 금리 인하폭이 제한적이라면 장기적인 주가밸류에이션 부담은 해소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단기 반등 이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국내 투자자 관점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반도체 업황 변화가 중요한 변수다. 하반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인 대비가 요구된다.

용어 설명: *1 ‘Unit Labor Cost(단위노동비용)’란 제품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비용을 가리키며, 기업 수익성 및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2 ‘Fed Funds Futures’는 연방기금 목표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CME 파생상품으로, 인하·인상 확률 산정에 널리 활용된다.

이상과 같이 뉴욕 증시는 연준 완화 기대에 힘입어 단기 급등했으나, 통화정책·무역정책·기업 실적이라는 세 축의 복합 변수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지표와 2분기 실적 시즌 마무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