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일제히 급등했다. S&P500지수(SPX)는 전 거래일 대비 1.47% 오른 5,231.71에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1.34% 상승한 40,282.19, 나스닥100지수(IUXX)는 1.87% 뛴 18,412.64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500(ESU25)이 1.58%, 9월물 E-미니 나스닥(NQU25)이 1.96% 각각 올랐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부진한 7월 고용보고서와 ISM 제조업지수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를 키우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떨어지고 주가가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특히 기술 대형주 ‘매그니피선트 세븐(Magnificent Seven)’과 반도체 업종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연준 정책 전망
페더럴 펀드 금리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에서는 9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0.25%p) 인하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고용·제조업 지표 발표 전 40%에서 급등한 수치다. 다음 회의인 10월 28~29일 FOMC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70%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됐다.
미국 경제지표
이날 발표된 6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4.8% 감소해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으며, 2019년 이후 최대 폭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운송장비 제외 공장주문은 0.4% 증가해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며 제조업 내부 수요가 일부 견조함을 시사했다.
무역·관세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는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현 25%에서 ‘대폭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캐나다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35%로 올리고, 무역흑자국을 대상으로 최소 1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8월 7일 0시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오르며, 2024년 2.3% 대비 크게 높아진다.
이번 주 시장 일정
• 6일(화) 6월 무역수지 (예상) -611억달러.
• 6일(화) 7월 ISM 서비스업 PMI 51.5.
• 8일(목)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22만1천건.
• 8일(목) 2분기 비농업생산성 2.0%·단위노동비용 1.5% 등 발표가 예정돼 있다.
2분기 실적 분위기
현재까지 S&P500 기업 중 66%가 실적을 공개했으며, 82%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전체 S&P500의 2분기 EPS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9.1%로, 시즌 개막 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고 최근 4년간 최대 폭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증시
같은 날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1.49%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만의 저점에서 0.66% 반등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1.25% 하락해 1주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동향
9월 만기 미 10년물 국채선물(ZNU25)은 5.5틱 상승, 10년물 금리는 1개월 만에 최저치인 4.192%로 2.4bp 하락했다. 약세 고용·제조업 지표에 더해 국제유가(WTI)가 1% 떨어지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진 점이 T-노트 가격을 끌어올렸다. 다만 주가 급등으로 위험회피 수요가 줄며 상승 폭은 제한됐다.
유럽 국채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5주 만에 최저치인 2.624%로 5.4bp 하락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개월 만의 저점인 4.509%로 1.9bp 내렸다. 8월 유로존 Sentix 투자자신뢰지수는 -3.7로, 예상치(+6.9) 대비 부진했다.
“시장 스스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 뉴욕 소재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부문 이코노미스트
주요 종목 — 상승
• 기술 대형주: 엔비디아 3%↑, 알파벳·메타 각각 3%↑,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2%↑, 애플 0.48%↑.
• 반도체: 브로드컴·KLA 3%↑, AMD·마이크론·마벨·램리서치 2%↑, ARM·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 1%↑.
• 인수합병(M&A): 스틸케이스가 HNI에 22억달러(주당 18.30달러) 규모로 인수되며 60% 폭등.
• 실적 호조: IDEXX랩스 27%↑, 웨이페어 11%↑, 스포티파이 5%↑, 마틴머리에타 3%↑, 타이슨푸즈 2%↑.
주요 종목 — 하락
• ON세미컨덕터 16%↓(3분기 매출·마진 가이던스 실망).
• 브루커 8%↓, 라이온델바젤 4%↓, 버크셔해서웨이 B주 3%↓, 워터스 1%↓.
용어·배경 설명
• Fed Funds Futures(페더럴 펀드 금리선물): 미국 은행 간 초단기(1일 만기) 자금 거래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계약.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향후 금리정책을 예상하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한다.
• 베이시스 포인트(bp): 금리·수익률 변동폭을 표시하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 25bp는 0.25%p에 해당한다.
• 매그니피선트 세븐: 시가총액 상위 7개 미국 빅테크 기업(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을 일컫는 별칭이다.
향후 전망 및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악재 속 호재’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제조업 지표 둔화는 경기 둔화를 시사하나, 동시에 연준의 조기 완화 의지를 자극한다. 만약 9월 FOMC에서 실제로 첫 인하가 결정된다면 금리 민감 업종과 성장주가 추가 랠리를 펼칠 수 있지만, 실물지표가 한층 더 악화된다면 연준의 처방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전술적 수혜를 받는 일부 내수·국방·철강주가 주목받을 수 있으나, 세계 교역 둔화로 글로벌 기업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섹터 간 차별화가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무역수지·서비스업 PMI·생산성 지표와 함께 지속되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률 개선의 ‘실제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