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 10월 FOMC 회의, ‘엇갈린 반대’ 속 0.25%p 인하 확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나, 두 명의 위원이 서로 다른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보다 과감한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행 금리 유지를 선호했다.
2025년 10월 2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두 방향의 반대가 맞물린 ‘이례적’ 사례로 기록됐다. 통상적인 FOMC 회의에서 단일 방향의 이견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더 큰 인하와 금리 동결을 각각 요구하는 복수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흔치 않다.
CNBC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미란 이사는 “경기 둔화 리스크와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고려하면 50bp(0.50%p) 인하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슈미드 총재는 “최근 경제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완화가 필요하지 않다”며 현 수준 유지를 요구했다.
Heather Long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Navy Federal Credit Unio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두 방향으로 갈라진 이견은 이례적”이라며 “제롬 파월 의장이 향후 몇 달간 FOMC 내부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 리더십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는 미란 이사에게 두 회의 연속 ‘반대표’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9월 회의에서도 단독으로 0.50%포인트 인하를 요구했으나, 당시에도 0.25%포인트 인하가 채택됐다. 미란 이사는 2025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상원 인준을 통과한 뒤 곧바로 연준 이사진에 합류했다.
반면 슈미드 총재는 9월 회의 때는 금리 인하에 동의했지만, 8월 말 CNBC 인터뷰에서 이미 “추가 인하 필요성에 의문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관할하는 미드웨스트 지역 경제가 견조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FOMC 투표 구조와 ‘반대 의견’(Dissent)의 의미
미국 통화정책은 12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가 결정한다. 다수결 원칙이지만, 반대 의견(dissent)은 공개적으로 기록돼 시장에 정책 신호를 준다. 일반적으로 1명의 반대는 ‘경고’, 2명 이상은 ‘정책 합의 균열’로 해석된다.
특히 동일 회의에서 상·하향 양쪽 모두에서 반대가 나온 사례는 드물다. 이는 연준 내부가 금리 방향성뿐 아니라, 경기 판단과 물가 전망을 놓고 복수의 해석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왜 0.25%p인가?…‘절충’ 속 숨은 메시지
연준은 0.25%포인트 인하를 ‘중간 해법’으로 선택했다. 최근 성장률 둔화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확인됐지만, 고용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보험성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미란 이사의 주장처럼 “과감한 선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2023~2024년 인플레이션 급등기에 ‘후행 대응 지연의 대가’를 우려한 학계·시장 논의를 자주 인용해 왔다.
반대로 슈미드 총재는 원자재 가격 안정, 미국 노동시장의 강인함, 공급망 정상화 등을 근거로 “지나친 완화는 중·장기적인 금융 불균형을 키울 위험”을 제기한다.
시장과 경제에 주는 시사점
이처럼 의견이 양분된 상황은 앞으로의 정책 경로가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이라는 연준 기조를 강화한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12월 FOMC에서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5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전문가들은 “물가-성장-고용 지표가 엇갈리면 연준 내 매파(hawk)·비둘기파(dove) 간 충돌도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달러 가치와 장단기 국채금리, 주식·원자재 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대선이 채 1년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통화정책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어 풀이: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기사에서 언급된 ‘25bp, 50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즉 25bp는 0.25%포인트, 50bp는 0.50%포인트다.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시하기 위해 중앙은행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사용한다.
향후 일정
연준은 12월 17일~18일 차기 FOMC 회의를 개최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10월 고용보고서(11월 7일 발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12월 12일 발표) 등 주요 지표가 통화정책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엇갈린 반대’는 연준 내부에서도 정책 공감대 형성이 녹록지 않음을 드러낸다. 파월 의장이 어떤 설득과 조율로 합의를 도출할지가 향후 통화정책 및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