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25bp 인하 전망)을 앞두고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실적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개별 기업 호재가 증시 방향성을 분산시키는 모습이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凡)유럽 지수 Stoxx 600은 전장 대비 소폭 하락한 575.73을 나타냈다. 전날 0.2% 밀린 데 이어 약세가 이어졌으나, 독일·영국·프랑스 지수는 종목별 호재로 상이한 흐름을 보였다.
독일 DAX 지수는 장 초반 미미하게 상승했고, 영국 FTSE 100은 0.4% 올랐다. 반면 프랑스 CAC 40은 0.1% 하락했다. 이는 각국 대표 종목의 실적 서프라이즈 및 실망감이 혼재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종목 동향
로지텍·메르세데스-벤츠·BASF 등 호실적 기업이 지수를 방어했다.
로지텍 인터내셔널(Logitech International) 주가는 약 5% 급등했다. 이 스위스 기반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는 2026 회계연도 2분기(연간 기준)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원격근무·e스포츠 수요 지속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분석된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 인터내셔널은 3분기 신규 수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 주가가 2% 상승했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대한 장기 성장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자 8% 급등했다. 회사는 연간 가이던스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20억 유로(약 23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해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했다.
독일 대형은행 도이체방크 역시 예상과 달리 7%의 분기 순익 증가를 기록, 주가가 1.7% 올랐다. 시장은 투자은행 부문의 견조한 수수료 수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화학기업 BASF는 조정 영업이익(EBIT)이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해 2.8% 상승 마감했다. 반면 스웨덴 산업용 베어링 제조사 SKF는 2025년 3분기 매출·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에 부합했음에도 4.3% 밀렸다. 글로벌 제조업 둔화에 따른 향후 수주 전망이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거시 환경 및 연준 변수
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 동부시간 29일 오후에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25bp(0.25%p) 인하를 100% 반영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 향후 추가 인하 사이클에 관한 제롬 파월 의장의 힌트가 단기 변동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는 달러 가치·채권 금리뿐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흐름에 직결된다. 유럽 투자자 역시 미국 통화정책의 직접적 수혜·타격을 받기에, ECB(유럽중앙은행)의 스탠스와 함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런던 소재 증권사 CMC마켓은 “기업별 낙폭과대·실적 퀄리티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지는 국면”이라며 “연준 이벤트 이후 달러 약세가 재개될 경우 유럽 수출주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파리의 자산운용사 암룩스는 “유럽 기업들은 이미 긴축 사이클 비용을 견디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 및 자사주 매입으로 대응력을 높여 왔으며, 금리 피크아웃이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추가 용어 설명
*Stoxx 600(스톡스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유럽 전체 증시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벤치마크다.
*bp(basis point)는 1bp=0.01%p를 의미하며, 금리 변동폭을 나타내는 단위다.
*컨센서스는 주요 증권사·연구기관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평균한 값으로, 실적 발표 시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의 기준이 된다.
이처럼 유럽 증시는 연준 결정을 앞둔 관망심리와 기업 실적 개별 모멘텀 사이에서 혼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는 금리 방향성 확정 이후 리스크자산 재배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향후 수 주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