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기대 강화로 달러 약세…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은 지속

싱가포르=로이터통신미국 달러화가 6일(현지시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시장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단행한 대규모 관세 부과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 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달러화는 전 거래일에 비해 하락 압력을 받으며 장 초반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 발표된 미국 7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 균열이 감지되면서 트레이더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 매체는 전했다.

연준이 주시해 온 고용지표 약화를 계기로 시장은 이미 CME 페드워치(FedWatch) 툴을 통해 9월 정책금리 25bp(basis point·1bp=0.01%p) 인하 가능성을 94.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63%에서 급등한 수치다.


◆ 추가 악재로 작용한 트럼프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통계국(US Census Bureau) 고위 책임자를 전격 해임했으며, 동시에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의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이중 악재는 미 달러화의 금요일 급락을 촉발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잠식했다.

달러화 지수(DXY)는 이날 98.688에서 거래됐다. 장중 한때 지난주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으나, 일부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이 유입되며 낙폭을 소폭 만회했다. 반면 유로화는 1.1579달러, 영국 파운드화는 1.3298달러에 호가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9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 연속 25bp 인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만 “다음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연준은 50bp 전격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노동시장의 둔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며,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징후가 보이지 않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 시점이 임박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심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관세 폭탄’의 파급력에 쏠린다. 미 정부가 수십 개국 제품에 최대 39%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글로벌 공급망 타격과 성장 둔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 주요 통화별 동향
엔화는 전일 대비 0.1% 오른 달러당 146.95엔에 거래됐다.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BOJ) 6월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정책위원은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경우 금리 인상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프랑은 전일 0.5% 급락 후 0.8081달러에서 움직였다. 스위스 정부가 미국발 39% 관세를 피하기 위해 ‘더 매력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 경제는 여전히 큰 충격에 직면해 있다.

호주달러(AUD)는 0.11% 상승한 0.64736달러, 뉴질랜드달러(NZD)는 같은 폭 올라 0.5914달러를 기록했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의 통화 전략가 로드리고 카트릴은 “‘빅 달러’, 즉 미 달러화는 구조적으로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 부진이 아시아·원자재 통화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미국 정책 요인은 달러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관세 충격은 팬데믹 당시처럼 단기간에 공급망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정한 승자와 패자가 판가름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CME 페드워치’와 ‘bp’ 용어 해설
CME 페드워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집계하는 시장 기반 금리 전망 지표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 가격을 활용해 차기 FOMC 정례회의에서의 금리 인하·인상·동결 확률을 산출한다.

한편 ‘bp’(basis point)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포인트의 금리 절하를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현 시점에서 달러화 방향성은 완화적 통화정책무역 불확실성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선제적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약세가 심화될 공산이 크다. 반면 관세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돼 위험회피(리스크 오프) 심리가 부각되면 달러화가 안전자산 수요를 재차 흡수할 여지도 존재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잭슨홀 심포지엄, 9월 고용보고서, 9월 FOMC 등 연속 이벤트를 모니터링하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