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결정 앞두고 변동성 커지는 지역은행 ETF…투자자 ‘주시 경계’

뉴욕 월가에서는 호실적과 견조한 미국 국내총생산(GDP) 지표에도 불구하고 주가 선물이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른바 ‘좋은 뉴스’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통화정책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3%를 기록해 다우존스 집계치(2.3%)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S&P500·나스닥 지수 선물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는 시장의 ‘시선 고정’이 오후 2시(동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으로 옮겨졌음을 시사한다.

연준 본부 건물

전날 장 마감 이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휴매나(Humana)·허쉬(Hershey)·크래프트하인츠(Kraft Heinz)·몬덜리즈(Mondelez) 등 대표적 소비·헬스케어 기업들이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무덤덤했다.

“긍정적 매크로·실적 뉴스에 반응이 약하다는 것은 투자 심리가 온전히 FOMC에 묶여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FOMC 발표 관전 포인트

시장 컨센서스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로 동결할 것이란 데 사실상 의견이 모여 있다. 그러나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이 2시 30분부터 진행할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힌트’가 향후 금리·유동성 경로를 좌우할 수 있다.

제롬 파월 기자회견

특히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신축 공사 현장을 방문해 예산 초과를 지적한 이후 처음 열리는 FOMC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기자들은 파월 의장에게 관련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연준 내부에서는 대중국·대유럽 관세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경로’ 관련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전문가 시각 피터 부크바(Peter Boockvar) 원포인트BFG웰스파트너스 CIO는 “노동시장이 일부 약세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물가는 여전히 2% 목표를 웃돈다. 파월 의장은 9월 회의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이번에도 ‘비(非)커밋’ 전략을 택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역은행 ETF, FOMC ‘당일 효과’ 집중 조명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Fed Day 트레이딩 아이디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종목은 미국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다. 존 마셜(John Marshall) 골드만삭스 파생상품 리서치 총괄은 “2023년 이후 FOMC 당일, 미국 은행 ETF(KBE·KRE)는 이례적으로 큰 폭의 일중 등락을 기록해 왔다”고 지적했다.

KRE ETF 변동성 차트

대표 상품인 SPDR S&P Regional Banking ETF(KRE)는 최근 2년간 FOMC 발표일마다 평균 2.5%의 상승 또는 하락을 보였다. 마셜은 “4월 저점 이후 금융주 반등이 이어졌음에도 KRE는 거시경제 지표와의 통상적 상관관계 대비 14% 할인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며 단기 급등 가능성을 점쳤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ETF는 특정 지수·섹터·자산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할 수 있는 펀드다. 특히 KRE와 같은 ‘섹터 ETF’는 수십 개 지역은행을 묶어 분산투자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개별 은행주보다 변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어 ‘이벤트 드리븐(사건 기반)’ 매매 전략에 자주 활용된다.

한편 FOMC란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연준 산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연 8회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자산매입 등 유동성 공급 기조를 결정한다. ‘FOMC 데이’의 시장 변동성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성명이 나오는 동부시간 오후 2시 이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최대치에 달하다가, 발표 직후 방향성이 빠르게 확정되기 때문이다.


시장·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첫째, ‘좋은 실적·지표에도 반응하지 않는 장세’는 정책 리스크가 가격 결정의 최우선 변수임을 상기시킨다. 둘째, 지역은행 섹터는 대형 은행 대비 자본·유동성 완충력이 약해 금리 민감도가 높다. 따라서 금리 동결 시에도 향후 가이던스 변화가 즉각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셋째, 관세·재정 지출 등 비(非)통화 요인이 물가·성장률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중장기 포지셔닝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연준 내부 자료에도 ‘비에너지 상품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상승’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취재 메모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단기 옵션 매수·스프레드 전략을 통해 리스크 관리 폭을 넓히려는 기관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KRE·KBE 같은 지역은행 ETF를 유심히 관찰하며 발표 직후 나오는 초기 호가(quote) 움직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FOMC 당일’ 30분 내 체결된 거래량이 평소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유동성 공급·수요의 질적 변화를 시사해 왔다.

월가 트레이딩 플로어

향후 9월 회의까지는 고용·물가 지표가 추가로 발표되므로, 스텝다운(step-down) 혹은 스킵(skip) 인상 시나리오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에 따라 자산배분 전략 전반에 걸쳐 ‘변동성 조절’ 방어막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