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단속 강화 속 트럼프, 백악관서 워싱턴 D.C. 폭력 범죄 해결책 다음 주 발표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1일 워싱턴 D.C.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Win McNamee | Getty Images)

2025년 8월 9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주 초 백악관에서 워싱턴 D.C.의 폭력 범죄를 주제로 기자회견(press availability)을 열어 연방 차원의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월요일에 열릴 백악관 기자회견은 사실상 워싱턴 D.C.의 폭력 범죄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수도 정부를 잦은 비판 대상 삼아 왔으며, 이번에도 D.C.가 "머지않아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워싱턴 D.C.의 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국·지방 정부가 범죄를 방치해 왔다며 수치를 깎아내렸다.

이번 발언은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전직 직원이 지난주 차량 탈취 미수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사건이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수) 당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는 말 그대로 끔찍한 일을 겪었다. 이런 사건이 너무 많다. 우리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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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현지 당국이 즉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워싱턴 D.C.를 연방 통제(federalize) 하겠다"고 경고했다. 연방 통제란 지방정부의 권한을 연방정부가 직접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극히 이례적인 조치다.

백악관은 7일(목) 성명을 내고 수도 전역에 1주일 간의 ‘폭력 범죄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D.C.는 놀라운 도시이지만, 오랜 기간 폭력 범죄에 시달려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고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 사법기관의 배치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 오늘 밤부터 D.C.에 폭력범이 숨을 곳은 없다.” — 카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그러나 현지 선출직들은 즉각 반발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3년 제정된 ‘홈 룰 법(Home Rule Act)’에 보장된 자치권(home rule)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권이 없는 특별구인 워싱턴 D.C.는 이 법을 통해 시장과 시의회를 선출해 왔다.

워싱턴 D.C.의 무투표(non-voting) 연방 하원의원 엘리너 홈스 노튼(Eleanor Holmes Norton)은 "설령 D.C.의 범죄율이 역사적으로 낮지 않더라도, 대통령 발언은 70만여 시민에게 모욕적"이라며 "일부 공화당이 홈 룰 법 폐지를 추진하지만, 폐지 뒤 시 정부를 어떻게 운영할지 아무 대책도 없다"고 말했다.

※ 해설 ‘홈 룰 법’은 콜럼비아 특별구 주민이 자신들의 시장·시의원을 직접 선출하도록 허용한 1973년 연방법이다. 만약 연방정부가 D.C. 경찰권을 장악하면, 주민 투표로 뽑힌 시 정부의 고유 권한이 사실상 무력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