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Reuters)—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나, 동시에 서로 상반된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힌 두 명의 위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보기 드문 ‘양방향(雙方向) 반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양방향 반대표란 동일 의사 결정에서 한쪽은 더 완화적, 다른 한쪽은 더 긴축적 조치를 요구하며 동시에 반대하는 경우를 뜻한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75%~4.00% 범위로 조정하는 안건이 10 대 2로 통과됐다. 스티븐 미런 Fed 이사는 보다 공격적인 0.50%p 인하를 주장하며,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역사적 선례: 1990년 이후 ‘양방향 반대표’ 일지
Fed는 공공 기록을 통해 1990년 이후 다수의 이견(dissent)이 있었던 회의록을 공개해 왔다. 다음은 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위원들이 동시 반대표를 던진 대표적 사례다.
● 2019년 9월 18일—FOMC가 기준금리를 0.25%p 낮추는 안건을 7 대 3으로 가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0.50%p 인하를 주장했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원했다.
● 2014년 12월 17일—Fed가 “정책 정상화에 인내할 수 있다”는 선제 안내문을 발표하자,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디플레이션 위험을 이유로 더 완화적 스탠스를 요구하며 반대. 반면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조기 금리 인상 필요성을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 2013년 6월 19일—양적완화(QE) 유지와 초저금리 방침을 재확인한 회의에서 제임스 불러드는 낮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추가 완화를 주장. 반면 에스더 조지는 자산 거품 및 기대 인플레이션 탈 anchored 우려로 긴축을 호소했다.
● 1990년 10월 2일—다음 회의에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성명을 두고 마사 시거 이사는 즉각적 인하를 요구, 웨인 앤젤 이사·로버트 보이킨 댈러스 연은 총재·리 호스킨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완화 편향 반대 입장을 내세웠다.
● 1990년 2월 7일—통화 공급(M2) 목표 범위(3~7%) 설정 과정에서 마사 시거는 상단 7.5%를, 보이킨·호스킨스는 상단 6%를 주장하며 대립했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FOMC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2인 위원회로, 8회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 등을 설정한다. 디센트(dissent)는 표결에서 다수 의견과 다른 견해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절차다. 한편 ‘양방향’ 반대표는 정책 스펙트럼 양끝에서 동시에 불만이 제기될 때 나타나는데, 이는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국면을 반영한다.
또한 양적완화(QE)란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나 MBS를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다. Forward Guidance(선제안내)는 미래 정책 경로에 대해 시장과 소통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과 장단기 금리 곡선에 영향을 주는 전략이다.
■ 전문가 시각 및 시사점
양방향 반대표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Fed 내부의 ‘균형 잡기’가 그만큼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 책무 속에서 물가 둔화와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위원들은 각자의 지역 경제 데이터와 철학에 따라 상반된 처방전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은 Fed 회의록 속 소수 의견을 더 면밀히 해석하려 든다”
라고 뉴욕 소재 투자자문사 밀레니엄 파트너스의 채권 전략가가 전했다.
이처럼 의견이 양극으로 갈릴 때는 ‘중간 지대’가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도 0.25%p 인하라는 타협적 결정이 도출됐다. 다만 시장은 통화정책 피봇(Pivot) 가능성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결론
Fed 의사결정 구조상 이견 표출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 그러나 상반된 방향의 동시에 나온 디센트는 드물며, 경제 상황이 복잡·혼재돼 있음을 방증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점도표(점검표 형태의 금리 전망치)와 파월 의장 기자회견을 통해 Fed 내부 균열의 깊이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 및 기업 차입 비용을 추가로 낮춰 경기 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친 완화는 또 다른 자산 거품 리스크를 내포할 수 있다. 향후 미국 성장률, 고용지표, 그리고 국제 유가 변동 등이 Fed 내 토론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