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가격이 연말 연휴를 앞두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인도·뉴욕 세계 설탕 #11 선물(SBH26)은 전일 대비 +0.32포인트(+2.21%) 상승했고, 3월 런던 ICE 백설탕 #5 선물(SWH26)은 +9.00포인트(+2.16%) 올랐다.
2025년 12월 21일, Barchart(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 가격 급등은 기금의 숏 포지션 청산(short-covering)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기간은 거래량이 평소보다 얇아 유동성이 감소하는 시기여서, 숏 포지션을 보유한 펀드들이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까지는 공급 확대 기대가 설탕 가격을 눌러왔다. 12월 초에는 인도 정부의 추가 수출 허용 가능성 발언으로 설탕 가격이 5주 만의 저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인도 식품부는 2025/26 시즌에 제당공장들이 1.5 MMT(백만 미터톤)의 설탕을 수출하도록 허용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에 늦은 우기로 생산이 감소하자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인도의 생산 증가 신호가 가격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도사탕수수공장협회(ISMA)는 2025-26 회계연도(10월1일~12월15일) 기간 인도 국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3 MMT이라고 보고했다. ISMA는 11월 11일에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 전망치를 종전의 30 MMT에서 31 MMT으로 상향 조정하며 전년 대비 +18.8% 증가를 예측했다. 또한 ISMA는 에탄올용 설탕 사용량 추정치를 7월의 5 MMT에서 3.4 MMT로 낮춰 인도의 추가 수출 여력을 시사했다.
이밖에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합(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 MM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재배면적 증가를 근거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4/25년에는 전년 대비 -17.5% 감소한 26.1 MMT로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자료: ISMA).
브라질의 기록적 생산 전망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브라질의 작황 예측 기관인 Conab은 11월 4일 브라질의 2025/26 설탕 생산 전망치를 종전의 44.5 MMT에서 45 MMT으로 상향했다. 브라질의 업계 단체인 Unica는 11월 기준으로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누적 2025/26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9.904 MMT이라고 보고했다. 또한 당분용 사탕수수 가공 비중(설탕용 원심분리 비율)은 2025/26에 51.12%로 전년의 48.34%보다 상승했다.
국제기구들의 전망도 공급 과잉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11월 17일에 2025/26년 글로벌 설탕 공급이 1.625 MMT(백만톤)의 잉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의 2.916 MMT 적자에서 반전된 수치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를 잉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8월에는 2025/26년 마케팅 연도에 대해 소폭 적자(231,000 MT)를 예측했으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설탕 무역업체인 Czarnikow는 11월 5일에 2025/26년 글로벌 설탕 잉여 전망을 8.7 MMT으로 상향했으며, 이는 9월의 7.5 MMT보다 +1.2 MMT 늘어난 수치다.
태국의 생산 증가 전망도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태국설탕제분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10월 1일 태국의 2025/26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 MM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자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12월 발표의 반기 보고서에서 글로벌 2025/26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기록적 189.318 MM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인류의 인당 설탕 소비(총 소비)는 +1.4% 증가한 177.921 MMT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USDA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이 +2.3% 증가한 44.7 MMT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인도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몬순(우기)과 사탕수수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25% 증가한 35.25 MMT를 전망했다. 태국의 생산은 +2% 증가한 10.25 MMT로 예측했다.
용어 설명: ‘숏 커버링(short-covering)’은 가격 하락을 예상해 매도(숏)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로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MMT’는 백만 미터톤(Million Metric Tons)의 약어로, 대량의 곡물·원자재 생산·수출 단위를 표기할 때 사용된다.
시황 분석 측면에서 볼 때, 이번 가격 상승은 단기적 기술적 요인—연말 연휴로 인한 유동성 축소와 숏 커버링—이 주된 동력이다. 그러나 기초 펀더멘털은 여전히 공급 확대 신호를 보이고 있어 중기적·장기적 관점에서는 가격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는 인도와 브라질, 태국의 생산 증가 전망과 국제기구의 잉여 전망이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가격 흐름을 다음과 같이 보고 있다. 첫째, 연휴 기간의 얇은 거래로 인해 변동성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인도 정부의 수출 정책(수출 허용량 확대 여부)과 에탄올용 설탕 전환 비율, 브라질의 원당(糖) 가공 비율(설탕 대 에탄올 전환) 등 정책·산업적 변수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다. 셋째, 국제기구와 무역업체들의 잉여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기본적으로는 가격은 하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및 업계 관계자에게 실용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유동성 축소가 예상되는 연말·연초 기간에는 포지션 관리의 리스크가 커지므로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거래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생산·수출 전망의 변화, 에탄올 수요의 회복 여부, 기상이변(예: 몬순) 등이 가격에 큰 영향을 주므로 이들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 기사에 언급된 수치와 전망은 Barchart, ISMA, Conab, Unica, ISO, Czarnikow, Thai Sugar Millers Corp, USDA(FAS) 등 각 기관의 발표를 근거로 한 종합적 정리이다. 시장은 단기 기술적 동인과 중장기 펀더멘털이 충돌하는 구간에 진입해 있어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