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트릭스 애셋 어드바이저스(Matrix Asset Advisors)의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카츠(David Katz)는 “지금은 시장 전체에 무턱대고 올라타기보다는, 성장주와 가치주를 동시에 챙겨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2025년 8월 12일, CNBC Pro 보도에 따르면 카츠는 “현재 주가 수준이 비싸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 외곽의 저평가 영역도 분명 존재한다
”고 밝혔다. 그는 “*지금 막 시장에 진입하려는 투자자라면 전 자산을 한꺼번에 투입하기보다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그의 경계심이 드러난다.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배로, 지난 20년 평균치(16배 안팎)를 훌쩍 웃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혜를 받는 초대형 기술주(메가캡)가 지수를 끌어올리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그 결과 S&P 500은 배당을 제외하고도 올해 들어 8% 이상 상승했다.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속에서도 지수가 오르자 일부 투자자들은 과열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저평가된 ‘세 영역’에 주목
카츠는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그리고 스몰캡(소형주)이 상대적 저평가 상태”라고 판단한다. 세 업종 모두 2025년 들어 시장수익률을 밑돌았으며, 그는 “향후 순환매가 이뤄지면 해당 업종이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예상한다.
아울러 그가 선호하는 또 다른 영역은 금융주다. 은행주를 포함한 금융주는 올해 S&P 500 대비 1.3%p 뒤쳐졌지만, “상대적으로 더 달릴 여력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카츠의 실제 포트폴리오
카츠가 운용하는 매트릭스 어드바이저스 디비던드 펀드(MADFX)의 시가총액 비중 상위 3개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다. 세 종목이 펀드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 펀드는 연초 대비 10.4% 수익률을 기록하며 동종 1,100개 뮤추얼펀드 중 상위 9퍼센타일에 안착했다. 네 번째 비중인 퀄컴(Qualcomm)은 올해 4% 가까이 하락했지만, 카츠는 “과도하게 매도됐다
”며 저평가 매력을 강조했다.
기술주에 대한 ‘수술적 접근’
그는 AI 열풍에도 불구하고 기술주에 대해 선별 투자를 주문한다. 카츠는 “S&P 500의 높은 PER를 정당화하기 위해 AI 테마에 기댄 논리는 위험하다. 밸류에이션은 결국 현실로 돌아온다
”고 경고했다.
“AI와 기술주의 호조가 밸류에이션 중요성을 희석시킨다고 믿는 순간, 시장은 투자자를 곧바로 시험에 들게 한다.” – 데이비드 카츠
그는 성장주 ‘과열’이 잦아들면 가치주 회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존 기술주 비중을 유지하되, 헬스케어·금융·스몰캡으로 점진적 분산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해설※
※선행 PER(Forward P/E)은 기업의 예상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고평가’, 낮을수록 ‘저평가’로 해석된다. 다만 성장률·금리·경기국면에 따라 적정 범위가 달라진다.
기자 해설 및 전망
필자는 카츠의 ‘양손 전략’이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유효하다고 본다.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 고PER 기술주가 압박받을 수 있다. 반면 헬스케어·필수소비재는 방어적 성격이 강해 침체 국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스몰캡과 금융주는 금리·유동성 환경에 민감하므로, 연준의 정책 기조가 완화될 경우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
결국 선별적·점진적 자산 배분이 관건이다.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모멘텀을 동시에 고려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이 요구된다. 데이비드 카츠의 사례는 이러한 현실적 대안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참고 모델로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