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추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문건에서 엘론 머스크가 2012년과 2013년에 유죄 확정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이메일로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는 머스크가 엡스타인이 소유한 사유 섬으로의 방문 가능성과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스페이스X(SpaceX) 시설에서 엡스타인을 접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26년 1월 3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2025년 말에 이어 추가로 공개한 수백만 페이지의 엡스타인 관련 문건 중 일부에 머스크의 이름이 포함된 이메일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 공개에서 수천 건의 문서와 2,000여 편의 동영상, 18만 점의 이미지가 포함됐다고 부차장검사 토드 블란체가 발표했다.
문건의 핵심 내용을 보면 2012년 10월 머스크는 엡스타인에게 “The world needs more romance”(세상은 더 많은 로맨스를 필요로 한다)라고 쓴 뒤 당시 연인이었던 영국 배우 탈룰라 라일리(Talulah Riley)과 함께 Barts(생바르텔레미 섬)로 여행을 떠나고 있으며 엡스타인의 섬에 들를 가능성을 타진하는 취지의 내용을 보냈다. 2013년 11월 엡스타인은 머스크에게 사유 헬리콥터를 보내 섬으로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고 엡스타인은 “how many people will you be for the heli to island?”라고 물었다. 머스크는 “just him and Riley”(본인과 라일리만)이라 답변하고, 같은 이메일에서 “What day/night will be the wildest party on your island?”라고 물으며 섬에서의 파티 일정을 문의했다.
2013년 12월 문건에서는 머스크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BVI(영국령 버진아일랜드)/생바르텔레미 지역에 있을 것이다. 방문하기 좋은 시기가 있느냐”라고 묻자 엡스타인은 “헬리콥터를 보내겠다”고 답했고, 머스크가 감사 인사를 회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12월 25일자 후속 이메일에서는 머스크가 “사실 3일에 일찍 돌아올 수 있다. 우리(라일리와 본인)는 생바르트에 있을 것이다. 전날 섬으로 가는 것이 좋겠는가”라고 묻는 대목도 있다.
머스크의 과거 발언
“Epstein tried to get me to go to his island and I REFUSED.” 라고 머스크는 2025년 9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밝힌 바 있으며, 이후에도 일부 보도에 자신이 엡스타인과 연관돼 언급되는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CNBC는 공개된 이메일에서 머스크의 이메일 주소는 가려져 있음을 밝혔으나 문건 내에 머스크의 이름이 명기돼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측은 이 보도에 대한 즉각적인 논평을 제공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과거 공개적으로 해당 섬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연관 인물·기업과 추가 정황
문건에는 머스크가 엡스타인의 요청을 자신의 친척이자 솔라시티(SolarCity)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리브(Peter Rive)에게 전달하는 정황도 포함돼 있다. 2012년 10월 이메일에서 엡스타인은 엡스타인의 뉴멕시코 목장 혹은 사유 섬의 전기화(태양광 설치) 가능성을 타진했고, 머스크는 피터 리브에게 “Are we in New Mexico?”라는 취지의 질문을 전달했다. 머스크는 당시 솔라시티에 개인적으로 투자했고 이사회에 참여한 상태였다. 이후 테슬라(Tesla)는 2016년 솔라시티를 인수해 현재의 에너지 사업부로 흡수했다.
법적·행정적 조치와 수사 경과
한편, 미국령 버진아일랜드(U.S. Virgin Islands)는 2023년에 머스크에게 소환장(subpoena)을 발부한 바 있다. 해당 소환장은 검찰이 엡스타인이 머스크를 JPMorgan Chase에 고객으로 소개하려 했거나 소개를 시도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이번 법무부의 대규모 문서 공개는 연방법에 따라 12월 19일까지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의회 요구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용어 설명
엡스타인 파일(EPstein files)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수사·기소·증거자료 일체를 지칭하는 통칭이다. 이번 공개된 자료는 법무부가 보관하던 전자문서, 이메일, 사진, 동영상 등을 포함한다. BVI는 British Virgin Islands(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약자로 개인사유 섬이 존재하는 지역이며, 엡스타인의 섬들이 위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소환장(subpoena)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특정인에게 자료 제출 또는 출석을 명령하는 법적 절차를 의미한다.
시장·기업 영향 분석
이번 문건 공개는 머스크 개인과 그가 이끄는 기업들(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평판에 단기적·중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증권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에도 최고경영자(CEO)의 사적·윤리적 논란은 투자자 심리 약화와 주가 단기 변동성 증가로 이어진 바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특히 테슬라(TSLA)의 주주가치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리스크 할인으로 보수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더불어 스페이스X는 정부 계약과 국제적 협력에서 높은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다. 평판 훼손은 신규 계약 협상, 규제·안전 감사의 강화, 파트너십 재검토 등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스페이스X의 단기적 사업 일정이나 수주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기업의 운영·재무적 기초체력을 유지한다면 장기적 펀더멘털 훼손으로까지 바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전망을 병기한다.
정책·법적 리스크
법적 관점에서는 공개된 이메일이 증거능력을 갖추거나 추가 수사로 이어질 경우 새로운 소환장·조사·민사 소송을 촉발할 수 있다. 특히 U.S. Virgin Islands가 이미 2023년에 머스크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전례가 있으므로, 관련 당국의 추가 조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금융기관 연관성(예: JPMorgan Chase 소개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될 경우 은행·금융 규제 리스크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전문가 견해 및 전망
기업 거버넌스 및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안이 공시·투명성·이사회 역할에 대한 재점검을 촉발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대형 기술·산업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개인행동이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사례가 반복돼 온 만큼, 이사회가 주주·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법률 전문가는 “문건의 내용 자체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며, 이메일 교신만으로 범죄 혐의가 자동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종합
이번 추가 문서 공개는 머스크의 과거 행적과 엡스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을 공론화했다. 법무부의 대규모 공개 조치는 향후 관련 인물·기관에 대한 추가 조사와 법적·경영적 파장을 예고하며, 투자자·정부·공중의 관심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향후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거버넌스 변화, 규제 대응, 시장 반응 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