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간사이전력 지분 5% 미만 확보…일본 원전 생태계에 첫 발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일본 2위 전력회사이자 주요 원자력 발전 운영사간사이전력(간사이 일렉트릭 파워·Kansai Electric Power)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로써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일본 원전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첫 사례가 만들어졌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뉴욕에 본사를 둔 엘리엇은 간사이전력 지분 4%~5%를 확보해 상위 3대 주주 반열에 올랐다. FT는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엘리엇이 간사이전력 비핵심 자산 1,500억 엔(약 10억 달러) 규모의 매각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리엇 측은 간사이전력이 보유한 부동산·건설 지분 등 비핵심 자산이 2조 엔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펀드가 제시한 연간 1,500억 엔 매각안이 현실화되면, 상당한 현금 유입을 기반으로 배당 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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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이 공개되자 간사이전력 주가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하루 만에 6% 급등하며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행동주의 펀드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일본 전력업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란?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는 지배구조 개선, 비용 절감, 자산 매각, 배당 확대 등 경영 변화를 요구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하는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은 대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뒤 주주제안·이사회 진입·공개서한 등을 통해 압박 수단을 행사한다. 엘리엇 역시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로, 과거 미국·유럽·한국 등지에서 대형 기업을 상대로 적극적 주주 행동을 펼친 바 있다.

원전 산업의 정치적 민감성

원자력 발전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좌우하는 분야로, 안전성과 비용·환경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사회적·정치적 논쟁을 낳아 왔다. FT는 “일본에서 원전 사업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산업“이라고 지적하며, 엘리엇의 이번 움직임이 향후 일본 정부·지자체·규제 당국과의 관계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간사이전력은 일본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 공급사이자, 주요 원전 운영사다. 따라서 엘리엇의 지분 참여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감시 하에 대규모 자산 매각과 자본 효율성 제고가 본격화될 경우, 일본 전력업계의 지배구조 및 자본정책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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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압박의 구체적 시나리오

엘리엇이 요구하는 연간 1,500억 엔 규모 자산 매각은 ① 보유 부동산 매각 ② 비전력 계열사 지분 처분 ③ 건설 부문 축소 등으로 추정된다. FT에 따르면 엘리엇은 “간사이전력이 실제로 2조 엔이 넘는 유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소 수년간 지속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만약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주주들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직접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간사이전력 경영진은 원전 안전성 강화 및 인프라 현대화를 위한 투자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제시된다.


시장·정책적 함의

엘리엇의 일본 원전 첫 투자는 향후 다른 글로벌 펀드에게도 “일본 전력·에너지 섹터 진입”을 탐색하도록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행동주의가 정책적으로 민감한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규제·정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최근 에너지 안보 강화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 재가동, 신규 투자, 규제 완화가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에서 엘리엇의 참여는 정책 결정 과정에 간접적 압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FT 인용 발언
“엘리엇은 간사이전력이 보유한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연간 1,500억 엔을 확보, 주주환원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사례는 “행동주의 펀드가 공공성·정책성이 높은 산업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간사이전력 이사회와 엘리엇 간의 협상, 일본 정부·규제 당국의 대응, 다른 글로벌 투자자의 참여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협상 결과추가 세부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간사이전력 주가가 이미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어, 단기 주가 변동성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엇과 간사이전력 양측은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지 않은 상태다. 본 지분 취득이 향후 어떻게 구체화될지, 또 일본 에너지 정책 및 기업 지배구조 지형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