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소문에 팔고 사실에 조금 산다”는 격언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21일 아시아 장 초반,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엔화는 달러·유로 대비 소폭 강세를 보였으며,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니케이225 지수선물도 지난 18일 현물 종가 수준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금융시장은 ‘해양의 날(Marine Day)’1 공휴일로 휴장했지만, 글로벌 파생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안도감이 우세했다. 뉴욕증시 지수선물은 소폭 상승, 유럽 주요 지수선물은 경미한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체적으로 관망 장세가 이어졌다.
【일본 정치 지형 변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은 3석을 잃으면서 상원 과반을 상실했으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지도력에는 당분간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소규모 정당 혹은 무소속 의원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내 정치 일정만큼이나 시장이 주목하는 이슈는 대(對)미 관세(타리프) 협상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행정부와 수개월째 치열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나, 농산물 시장 개방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8월 1일 ‘데드라인’이 임박하며, 협상 타결 여부가 변동성 요인으로 부상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윈윈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일본 정치권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 도쿄 소재 글로벌 증권사 수석 이코노미스트
【유럽연합(EU)의 대응 전략】
같은 시각 브뤼셀에서도 비슷한 셈법이 전개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협상 타결에 자신 있다”고 말했지만,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 리스트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 지도부는 중국을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해 다자무역 질서 수호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복수의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0~11월 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일부 반도체 대중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중국이 희토류(rare earth) 공급을 재개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관세 공포 완화, 그러나 ‘스무트-홀리’ 악몽 재현 우려】
시장 참가자들은 “충돌은 피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거래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적용 중인 미국 평균 관세율이 1930년 스무트-홀리 법 당시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대공황 심화를 초래한 대표적 보호무역 조치로 평가된다.
【실적 시즌 키워드: ‘빅테크·방산’】
투자심리를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은 2분기 실적이다. 이번 주 알파벳(구글 모기업)과 테슬라가 가장 먼저 성적표를 내놓는다. 방산 대장주인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다이내믹스도 글로벌 국방예산 증가의 ‘수혜 확인’을 예고하고 있다.
월요일(21일) 공개 일정은 “거의 백지”다. 주요 경제 지표나 중앙은행 연설이 없어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용어·배경 설명】
1해양의 날(Marine Day)은 매년 7월 셋째 월요일 열리는 일본 국경일로, 바다의恩恵(은혜)와 해운·어업 종사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공휴일이기에 증권·외환 등 금융시장은 휴장한다.
타리프(Tariff)는 ‘관세’를 뜻하며, 특정 국가가 외국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무역 협상의 핵심 수단인 동시에 국내 산업 보호 장치로 활용되지만, 과도한 관세는 교역 위축과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선물(Futures)은 장래 시점에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팔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이다. 니케이225 선물은 도쿄 증시 휴장 시에도 시카고·싱가포르 등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일본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미리 가늠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서 보면, 최근 엔화의 ‘세이프 헤븐(안전자산)’ 속성 강화가 두드러진다. 상원 과반 상실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엔화 강세가 유지된 배경에는 미·일 금리 차 축소와 함께,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대신 엔화·프랑 등 전통적 안전자산을 선호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엔 환율이 105엔선까지 추가 하락할 경우 일본 수출주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반면 일본 내수주는 엔화 강세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유럽과 미국의 관세 협상 역시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EU가 준비 중인 보복 관세 품목에는 ‘아이오와산 옥수수’와 ‘캘리포니아산 와인’ 등 정치적 파급력이 큰 품목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2024년 미국 대선 국면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관심은 자연스레 ‘빅테크 실적’과 ‘방산주 모멘텀’으로 옮겨간다. 알파벳은 광고·클라우드 양대 사업부 문의 매출 호조가 기대되고,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사전주문과 신규 기가팩토리 가동률이 실적 관전포인트다. 국방 분야에서는 나토(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목표 상향 조정이 록히드마틴 및 제너럴다이내믹스에 긍정적이다.
【결론】
정리하자면, “최악은 피했고, 베스트 시나리오는 아직”이라는 표현이 현재 글로벌 시장 심리를 대변한다. 일본 정치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완화됐으나, 미·일·EU 관세 협상 및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구체화될 때까지 변동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투자자들은 빅테크 실적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트윗을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