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힘입어 니케이·토픽스 사상 최고치 경신

도쿄 증시가 19일(월) 새벽부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는 전 거래일 대비 0.7% 오른 43,683.56으로 장중 고점을 새로 썼고, 시가총액 가중형 지수인 토픽스(TOPIX)도 0.58% 상승한 3,125.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급등한 데다, 엔화가 달러 대비 0.2% 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해외 수익의 원화 환산 가치를 높여 자동차 등 수출 대형주의 실적 기대감을 자극했다“고 진단한다.


자동차주 강세, 은행주는 약세… 업종별 희비 교차

종목별로는 도요타 자동차(+1.58%)와 혼다(+1.22%)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에 힘을 실었다. 동일 업종 전반이 상승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엔저 국면을 활용해 일본 자동차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1)

는 증권가 분석이 이어졌다.

반면, 은행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며 업종 지수가 1.45% 하락, 33개 동업종 중 하루 새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은 1.96%,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은 1.78% 각각 내렸다. 지난주 견조한 일본 경제지표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며 은행주를 상승시켰지만, 이날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주요 반도체 장비주도 혼조세를 보였다. 도쿄일렉트론은 1.3% 밀렸고, 반도체 시험 장비업체인 어드반테스트는 0.09%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지만, 자동차·소매·기계 등 탄탄한 실적 기대 업종이 이를 상쇄했다.


배경: 미국 증시·엔화 흐름이 결정적

일본 증시는 올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8월 들어서는 대미(對美) 관세·무역 리스크가 구체화되자,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효과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여기에 16일(금) 미국장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유나이티드헬스 지분을 늘린 사실이 알려지며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사상최고치를 써낸 것도 긍정적 외풍으로 작용했다.

세이이치 스즈키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 랩 수석 애널리스트는 “외국 자금의 일본 주식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엔저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 상향 여력이 큰 제조업·수출주가 바통을 이어받아 지수의 추가 레벨업을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니케이225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225개 대표 주식으로 구성된 가격평균 주가지수다. 1949년 도입된 이후 일본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토픽스(TOPIX)는 2,000여 개 전 상장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집계한다. 즉, 종목별 비중이 실질 시총 규모에 따라 결정돼 시장 전체 동향을 보다 균형 있게 반영한다.

엔저(円安)는 일본 엔화 가치가 다른 통화, 특히 미 달러 대비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 수출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 수익을 엔화로 환전할 때 환차익 효과를 누리지만, 수입 기업이나 내수 의존 기업은 비용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분석

전문가들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여전한 변수라고 지적한다. 일본은행이 연내 정책금리를 소폭 인상할 경우, 단기적으로 엔화 강세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임금상승·설비투자 증가 없이 급격한 긴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도카이도쿄 리서치 노트

고 평가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일본 증시는 엔저·해외 수요 회복·정책 유연성이라는 ‘세 박자’ 호재가 맞물리며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변화,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