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페이즈 에너지, 4분기 매출 전망 ‘컨센서스 하회’…트럼프발 관세 직격탄

엔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가 4분기 매출 전망치를 월가 평균치(컨센서스)보다 낮게 제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대중(對中) 관세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8% 이상 급락했다.

2025년 10월 2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3분기 관세 여파로 총마진이 4.9%포인트 감소했으며, 같은 요인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페이즈 측은 현재 중국산 셀 팩(cell pack)에 대해 40%가 넘는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페이즈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공급망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과도기에 있어 최근 추가된 중국 관련 관세 노출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회사는 “현 시점에서 관세가 마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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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기 가이던스와 핵심 수치

• 매출 가이던스: 3억 1,000만~3억 5,000만 달러(LSEG 집계 컨센서스 3억 8,296만 달러 대비 하단·상단 모두 하회)
• 총마진 가이던스: 42%~45%(관세 영향 5%포인트 내외 포함)

회사는 4분기 매출 중간값(약 3억 3,000만 달러)이 시장 예상치를 뚜렷이 밑돈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부담과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상승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반면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조정 EPS(주당순이익)는 0.90달러컨센서스(0.65달러)를 크게 상회했으며, 미국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9% 증가했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 설명

• 솔라 인버터(태양광 인버터)란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직류(DC)를 교류(AC)로 변환해 전력망에 연결하도록 해주는 장치로, 태양광 시스템의 ‘두뇌’에 해당한다.

•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A)는 트럼프 행정부가 통과시킨 세법으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일몰 시점을 앞당겨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세제 혜택 기간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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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으로, 글로벌 금융 데이터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사에서 언급한 ‘LSEG 집계 데이터’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를 종합한 것이다.


📊 관세·세제 변화가 던지는 시사점

엔페이즈 사례는 미국 태양광 업계 전반에 드리운 무역·세제 리스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첫째, 동남아시아산 셀·모듈에 대한 고율 관세는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며,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도 단기간 비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둘째, OBBA로 대표되는 세제 축소는 프로젝트의 내부수익률(IRR)을 떨어뜨려 신규 투자 결정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필자(기자)의 관점에서, 관세 압력은 단일 기업의 이슈를 넘어 미국 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둔화시킬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원가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전기요금 상승이나 설치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엔페이즈가 밝힌 바와 같이 공급망 재배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관세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또한 고효율 마이크로인버터 기술 경쟁력이 유지된다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