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그리스(Entegris Inc., 티커: ENTG)가 미국 내 연구·개발(R&D)에 7억 달러를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머티리얼 솔루션스(Materials Solutions) ▲어드밴스트 퓨리티 솔루션스(Advanced Purity Solutions) 두 사업부문 전반에 걸친 R&D 프로젝트 및 관련 설비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테그리스는 미국 뉴욕·오하이오·애리조나·텍사스 등 주요 반도체 허브 사이에 위치한 일리노이주 Aurora(오로라) 공장을 최첨단 ‘U.S. 테크놀로지 센터’로 탈바꿈시키는 데 자금을 배정한다. 회사 측은 해당 센터가 첨단 소재 연구, 초고순도 화학·필터링 솔루션 시험, 고객 공동개발(Co-development)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엔테그리스는 이미 지난해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Colorado Springs)에 세계적 수준의 제조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 구축을 위해 7억 달러를 별도로 책정한 바 있다. 이번 R&D 투자까지 합치면, 최근 2년간 미국 내에만 총 14억 달러를 집행하거나 집행 예정인 셈이다.
투자 배경 및 전략적 의미
“고객의 공정 미세화(node shrink)와 수율(yield) 극대화를 지원하는 고순도 소재·필터링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 엔테그리스 발표문 중
엔테그리스는 웨이퍼 가공 공정에 쓰이는 특수 화학물질, 가스, 정밀 필터 및 컨테이너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최첨단 공정(2나노 이하)으로 진입할수록 미세 오염(Contamination) 관리가 전체 수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동사의 초고순도(Extreme Purity)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CHIPS & Science Act’(미국 반도체 지원법) 통과 이후 가속화된 현지 공급망 구축 트렌드와 맞물린다. 엔테그리스가 중서부·남서부 반도체 클러스터 사이의 물류 허브인 일리노이 오로라를 R&D 전초기지로 선정한 것은, 인텔·TSMC·삼성전자 등 대형 파운드리와 협업 거리(proximity)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문별 세부 투자처
- Materials Solutions — EUV(극자외선) 공정용 감광제, 첨단 CMP(화학적기계평탄화) 슬러리 및 정제 솔루션 개발.
- Advanced Purity Solutions — 1ppt(조 단위) 불순물까지 제거 가능한 필터·밸브·배관 시스템, 고순도 가스・케미컬 패키징 기술.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가 ‘연구→시험생산→대량 양산’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수직 통합(value chain integration)을 미국 내에서 구현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텍사스·애리조나·오하이오 등지에서 진행 중인 메가 팹 건설 프로젝트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용어 해설
• 초고순도(Extreme Purity)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가스 내 불순물 농도를 1조분의 1(1ppt) 이하 수준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불순물은 미세회로 단선을 유발해 수율을 떨어뜨리므로, 공정 미세화가 진전될수록 중요성이 커진다.
• 센터 오브 엑설런스는 특정 기술 또는 공정에 대한 전문성을 집중해 최고의 효율과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되는 집중 생산 거점을 의미한다.
*참고: 1ppt는 1조(1012)분의 1을 뜻하는 농도 단위다.
전망 및 기자의 시각
엔테그리스의 연쇄 투자로 미국 반도체 소재·부품 장비(SPE) 분야의 기술 자급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더불어 소재 공급망 현지화가 가속화되면, 국내·일본·대만 소재 기업들도 미국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엔테그리스가 앞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기술·표준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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