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케일, 마이크로소프트와 140억 달러 규모 계약 체결 속 IPO 추진 가속

AI 인프라 스타트업 ‘엔스케일(Nscale)’의 약진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AI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 엔스케일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는 대규모 인공지능(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기업과 연구기관에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2025년 10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엔스케일은 미국 기술 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총액 140억 달러(약 18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확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조시 페인(Josh Payne)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후반부에 공개 시장(IPO) 진출을 실현할 수 있다”는 포부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구체적인 상장 장소(런던, 뉴욕, 나스닥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업계에서는 런던 증권거래소(LSE)와 미국 나스닥(Nasdaq)을 모두 후보군에 올려놓고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스케일은 이미 대형 기관투자자·전략적 파트너와 꾸준히 접촉하며 ‘공모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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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스케일 CCO 인터뷰 장면

140억 달러 계약의 구체적 내용

이번 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20만 개의 NVIDIA GB3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엔스케일로부터 구매한다. 이 가운데 7만 5,000개는 이미 발표된 노르웨이·영국 프로젝트 물량을 포함한다. CNBC 추산으로는 과거 발표된 금액을 합산할 경우 계약 총액은 약 230억 달러(약 31조 원)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대변인은 “개별 거래 가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원래 그래픽 연산을 위해 설계됐지만, 행렬·벡터 연산에 뛰어나 대형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학습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다. NVIDIA의 차세대 ‘GB300’ 칩은 이전 세대 대비 전력 효율과 연산 속도가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퉈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연이은 초대형 투자 유치

엔스케일은 2025년 9월 말 4억 3,3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C에 성공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또다시 초대형 계약 소식을 전했다. 앞서 회사는 11억 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유럽 사상 최대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로 기록됐다. 주요 투자자로는 델(Dell), 엔비디아(NVIDIA), 노키아(Nokia) 등이 이름을 올렸고, 자산운용사 블루아울 매니지드 펀즈(Blue Owl Managed Funds)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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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B’란 초기 단계(시드·시리즈 A)를 넘어 성장 가속화 단계에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으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라운드를 뜻한다. 통상 해당 라운드에서 확보한 자금은 제품 고도화, 글로벌 시장 확장, 인재 영입 등에 투입된다.

AI 인프라 시장 과열 우려와 엔스케일의 전략

공·사모 시장 모두에서 AI 열풍이 거세지며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엔스케일 측은 “우리는 기술 검증·고객 확보를 통해 실체 있는 성장을 보여줬다”고 강조한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미래 기회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추가 자본 조달이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영국 정부의 ‘AI 허브’ 구상과도 연결해 해석한다. 런던 증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엔스케일이 성공적으로 상장에 안착할 경우 영국 내 기술 기업 상장 파이프라인 재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스케일 데이터센터

용어 해설 및 전망

*GPU: 그래픽 연산용 칩이지만 AI·머신러닝 연산에 특화된 병렬처리 구조를 지닌 반도체.
*IPO: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로, 비상장 기업이 주식을 공개 시장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
*시리즈 B: 성장 단계 스타트업의 대규모(수억 달러 규모) 자금 유치 라운드.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엔스케일의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AI 컴퓨팅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3강(아마존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구글 클라우드)과 협력 혹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는 투자자들과 늘 미래 기회를 논의하고 있다” — 엔스케일 대변인

IPO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엔스케일의 공격적 행보는 AI 인프라 분야가 여전히 ‘뜨거운 자본의 시장’임을 방증한다. 다만 업계는 GPU 공급망 병목, 전력 수요 증가, 규제 리스크 등을 변수로 지목하며 신중한 투자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