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인공지능(AI) 열풍을 등에 업으며 시가총액 5조 달러(약 6,700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기록은 글로벌 증시 역사상 전례가 없는 규모로, 엔비디아가 사실상 AI 시대의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2.8%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 달러선에 근접했다.
주가 상승의 직접적 배경은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가 AI 칩 예약(booking) 규모가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를 위해 7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데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대규모 수주가 엔비디아의 수익 성장 폭을 한층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와 손잡고 일곱 대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하나는 오라클(Oracle)과 협업해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칩 10만 개를 탑재하게 된다.” — 젠슨 황 CEO
엔비디아의 질주와 맞물려, 애플(Apple)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각각 4조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애플은 아이폰 17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28일 4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OpenAI) 지분 가치를 1,350억 달러로 재평가하며 같은 수준을 회복했다.
시가총액 5조 달러의 의미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은 기업의 현재 주가에 발행주식 총수를 곱한 값으로 기업 가치의 대표적 지표다. 5조 달러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국가들과 맞먹는 규모로, 단일 기업이 글로벌 경제 판도를 바꿀 만한 영향력을 갖췄음을 시사한다.
AI 칩 예약 5,000억 달러란?
‘예약(bookings)’은 고객사가 장래에 구매하기로 확약한 주문 총액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밝힌 5,000억 달러 규모는 생산 능력, 공급망 안정성, 기술 경쟁력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물로, 향후 몇 년간 매출원의 상당 부분을 이미 확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슈퍼컴퓨터란 무엇인가*1
슈퍼컴퓨터는 초당 수천조 회 이상의 연산(플롭스·FLOPS)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컴퓨팅 시스템이다. 기상 예측, 신약 개발, 우주 탐사, 대규모 AI 모델 학습 등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계산해야 하는 국가‧연구기관의 핵심 자원으로 쓰인다. 엔비디아가 공급할 예정인 블랙웰 칩과 같은 고성능 GPU는 이러한 슈퍼컴퓨터의 ‘연산엔진’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 시각
증권·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AI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GPU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 ▲전력 인프라 강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간 경쟁 심화 등 연쇄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단,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
용어 해설
• 블랙웰 칩(Blackwell chip) :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AI 가속기 라인업. 대형 언어 모델(LLM) 학습 및 추론에 최적화된 제품군으로 알려져 있다.
• 예약(Booking) : 아직 인도되지 않은 수주 물량의 계약액을 총칭한다.
• 슈퍼컴퓨터 : 일반 서버 대비 수백~수천 배 이상의 계산 능력을 가진 초고속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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