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3억 달러 포트폴리오의 95%를 두 개 AI 종목에 집중

엔비디아(Nvidia)가 보유한 43억3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95% 이상을 두 개의 초고성장 인공지능(AI) 주식에 베팅한 사실이 공개됐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분기별 공시 서류 ‘Form 13F’가 마감돼 기관투자자와 상장사의 최신 매매 현황이 드러났다. 이 서류는 운용자산(AUM) 1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투자 주체가 분기마다 보유 종목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문서다.

엔비디아 역시 이 요건을 충족하는 ‘투자자’이기도 하다. 회사는 6개 종목에 총 4억 3300만 달러를 배분했지만, 실제로는 CoreWeaveArm Holdings 두 종목이 전체 투자액의 95.5%를 차지한다. 이 중 CoreWeave 단일 종목 비중은 91.4%에 달하며, Arm Holdings가 4.1%로 뒤를 이었다.

AI 주가 차트


CoreWeave — 투자 비중 91.4%

엔비디아는 2분기에 9만 5,113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총 2,427만 7,573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2025년 중간 시가 기준 약 39억6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CoreWeave의 사업 모델은 단순명료하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며, 이미 엔비디아의 Hopper(H100) GPU 25만 개를 매입했다. 이후 기업 고객에게 고성능 연산 자원을 임대해 수익을 창출한다. 시장조사업체 컨센서스에 따르면 매출은 2025년 52억5천만 달러에서 2028년 195억5천만 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로서는 CoreWeave의 성장이 곧 자사 GPU 판매 확대와 직결된다. 또한 CoreWeave가 6년에 걸쳐 자산을 감가상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GPU 교체 수요가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위험 요인도 뚜렷하다. AI GPU 확보 비용이 막대해 CoreWeave는 올해 10억 달러 이상의 이자비용과 약 12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매년 신형 AI GPU 출시’ 계획을 밝힌 만큼, 기존 Hopper 칩의 가치가 예상보다 빨리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rm Holdings — 투자 비중 4.1%

엔비디아는 Arm Holdings 주식 1,101,249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2분기 말 기준 평가액은 1억7,810만 달러다.

Arm은 전통적인 반도체 제조사가 아니다. 모든 매출이 설계(IP) 라이선스 및 로열티에서 발생한다. 칩 생산과 공급망 부담이 없기 때문에 2025회계연도 1분기 매출 10억5,300만 달러 중 매출원가는 불과 3,000만 달러에 그치며, GAAP 기준 97.2%의 엄청난 총이익률을 기록했다.

향후 전력 효율성이 높은 AI 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수록 Arm의 설계 의존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스마트폰 CPU 설계에서 이미 사실상의 표준을 구축하고 있어, 만약 AI 시장에 거품이 끼더라도 비(非)AI 부문이 충격을 완충해 줄 수 있다.

반도체 칩 제조

다만 주가 밸류에이션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Arm의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현재 61배로, 향후 연평균 20% 성장 전망만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필수 용어 정리*

* Form 13F: 기관투자자의 분기별 주식 보유 내역을 공개하는 SEC 의무 보고서.
AUM: Assets Under Management, 운용 자산 총액.
GPU: Graphics Processing Unit, 대규모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칩으로 AI 학습·추론의 핵심.
CUDA: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GPU 병렬 컴퓨팅 소프트웨어 플랫폼.
GAAP: 미국 일반회계기준.
Forward P/E: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을 의미.


전망과 시사점

엔비디아는 자사 GPU 생태계를 강화할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CoreWeaveArm을 선택했다. 두 회사 모두 AI 붐의 최대 수혜주이지만, 고평가 논란과 자본 비용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집중 투자가 가진 시너지 효과리스크를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