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AI]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 황젠슨(黃仁勳·Jensen Huang)이 자사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판매 제한을 둘러싼 미국 내 국가안보 우려를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이미 자국산 AI 칩을 ‘풍부하게(plenty)’ 확보하고 있다며, 미·중 양국 모두에게 개방적 협력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10월 3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기자회견에서 “중국 시장은 대체 불가능한 ‘단일·핵심·역동적(singular, vital, important, dynamic)’ 시장”이라며 “미국이 중국 수요를 충족하고, 중국이 미국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양국 모두의 최대 이익”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중국 또한 미국 칩을 원할 것이라는 점에 낙관적”이라고 황 CEO는 거듭 밝혔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도 결국 동일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기대했다.
“국가안보 논리를 들여다보면, 중국은 이미 H20 같은 미국산 칩을 차단(block)했고, 중국군(PLA) 역시 자국에서 만든 칩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안보 리스크’ 주장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 황젠슨 CEO
최근 미국 상무부는 AI·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및 관련 장비의 대(對)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Export Curbs)를 확대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규제는 바이든·트럼프 2기에서도 유지·강화되며, ‘첨단 GPU·AI 칩이 군사·감시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논리를 근거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직후 “엔비디아 칩 수출 문제를 논의했으나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GPU까지는 다루지 않았다”며 “결국 미국 정부가 ‘중재자(arbitrator)’ 역할을 하겠지만, 최종 결정은 엔비디아와 중국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 용어해설
①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대량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칩으로, AI·머신러닝 모델 학습·추론의 핵심 부품이다.
② Blackwell은 엔비디아가 2025년 공개한 차세대 AI GPU 아키텍처 명칭으로, 이전 ‘호퍼(Hopper)’ 대비 연산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③ CloudMatrix는 화웨이가 2024년 말 발표한 대규모 AI 슈퍼컴퓨팅 시스템 브랜드다.
‘화웨이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어리석다’
황 CEO는 화웨이(Huawei)를 언급하며 “우리는 경쟁에서 ‘마일(miles) 앞서’ 있지만, 중국의 저력과 화웨이의 경쟁 정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어리석다(foolish)”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5G 통신 표준을 지배하고, 스마트폰·네트워킹·AI 칩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화웨이의 CloudMatrix 발표에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화웨이가 시스템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무지한 시각이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존중하며, 남보다 더 빨리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 달린다.” — 황젠슨 CEO

• 업계 분석 및 전망
엔비디아는 2023~2025년 AI 열풍을 타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슈퍼사이클’의 대표 수혜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 매출 비중이 20% 안팎에 달하는 만큼 규제 장기화는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업계에선 ① 중간사 통합 모듈 판매, ② 성능 제한형 ‘대중(對中) 전용 칩’ 출시, ③ 해외 합작 공장 혹은 현지 설계센터 설립 등 ‘우회 전략’이 가동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한편 중국은 SMIC·로옹슨(Loongson)·바이두(Baidu)·알리바바(Alibaba) 등 자체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 중이다. 미국이 규제를 강화할수록 국산화 드라이브가 가속화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기자 시각
편집자 주 — 황젠슨 CEO의 발언은 겉으로는 ‘규제 완화’ 호소지만, 속내에는 ① 중국 의존도 축소를 위한 ‘플랜B’ 확보, ② 화웨이 등 현지 경쟁사 추격 속도 파악, ③ 투자자 신뢰 방어 전략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미국 정부가 기술 패권을 명분으로 수출 규제를 이어가면, 엔비디아는 단가·수량 측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규제 준수형 ‘다운그레이드 칩’으로 중국을 공략할 공산이 크다. 이는 단기 매출 방어에는 도움이 되나,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를 촉진할 위험도 함께 내포한다.
궁극적으로 AI 패권 경쟁은 단순 ‘칩 공급’이 아닌 데이터·소프트웨어·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미국이 후자를 묶어두기 어렵다면, 칩 규제만으로는 게임의 판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