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증시 주요 지수 동향: FTSE 100 반등, FTSE 250 약보합
런던 FTSE 100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끊고 반등했다. 방산주와 에너지주가 상승을 이끌었으며, 이는 인공지능(AI) 대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긍정적 가이던스(전망)가 촉발한 글로벌 주식시장 랠리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2025년 11월 2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FTSE 100은 하루를 0.2% 상승으로 마감했다. 반면 중형주 중심의 FTSE 250은 0.1% 하락으로 거래를 끝냈다. 두 지수 모두 장 초반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후반 들어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엔비디아의 호조 전망이 최근 AI 관련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과열에 대한 경계를 다소 누그러뜨리며 리리프 랠리(relief rally)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AI 붐이 펀더멘털을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이번 전망이 이와 같은 우려를 일정 부분 진정시킨 셈이다.
섹터별 움직임: 방산·에너지 강세
영국 항공우주·국방 업종은 전일 하락을 딛고 1.3% 반등했다. 업종 대표주인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BAE 시스템즈(BAE Systems)는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에너지 업종도 0.4% 상승했는데, 이는 당일 국제유가가 소폭 오름세를 보인 데 힘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참고: FTSE 100·FTSE 250이란? FTSE 100은 런던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 100개로 구성된 영국 대표 주가지수다. FTSE 250은 그 다음 규모의 중형주 250개로 구성돼, 내수 경기 변화나 중견 기업의 실적 민감도를 보다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리리프 랠리(relief rally)’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소식이 전해진 뒤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현상을 뜻한다. 또한 ‘벨웨더(bellwether)’는 시장 흐름을 가늠하게 해주는 대표 종목을 일컫는 말로, 이번 사례에서는 엔비디아가 이에 해당한다.
거시 환경: 미국 노동시장 혼조, 영국 제조업 생산 부진
거시 지표 측면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가속화되는 고용 증가와 동시에 실업률이 4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하는 엇갈린 신호를 보였다. 이러한 혼조는 금리 경로와 위험자산 선호에 대한 단기 해석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영국 내에서는 제조업체들이 8월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생산 감소를 9월~11월(3개월) 동안 경험한 것으로 보고했다. 기업들은 다음 주 예산안 발표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단기간 내 여건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별 종목: 제약·헬스·취미·소매 전반에 뚜렷한 희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0.4% 상승했다. 이는 비암성 종양 성장 억제를 목표로 한 자사 의약품이 미국에서 승인을 획득한 데 따른 것이다. 규제 승인 소식은 해당 치료제의 상업화 가능성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대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할마(Halma)는 9.2%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보건·안전 기술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 강세를 배경으로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했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AI 연산 수요 확대와 함께 전력·냉각·안전 솔루션 전반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게임즈 워크샵(Games Workshop)은 13.5%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기 실적 전망이 양호하게 제시된 것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미니어처 워게임이라는 특화된 취미 산업 내 IP 경쟁력과 팬 커뮤니티 기반의 수익 모델이 시장에서 재평가되는 양상이다.
존슨 매티(Johnson Matthey)는 3.4% 하락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리처드 파이크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새 역할을 맡는다고 밝히자,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단기 변동성이 반영됐다.
JD 스포츠(JD Sports)는 3.9% 하락했다. 회사가 연간 이익을 시장 기대 하단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소비 둔화와 프로모션 비용 등 소매업종의 수익성 변수에 대한 경계가 재확인됐다.
해석과 시사점: ‘AI 모멘텀’과 전통 섹터의 엮임
이번 장세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긍정적 전망이 심리 개선 촉매로 작용해 방산·에너지와 같은 전통 섹터까지 동반 상승을 유도했다는 점이다. AI 밸류체인과 실물 인프라(전력·안전·냉각 등)의 연결 고리 속에서, 데이터센터 수요를 언급한 할마의 가이던스 상향은 상징적이다. 한편, 미국 노동지표의 혼조와 영국 제조업 생산 위축은 거시적으로는 보수적 해석을 당기나, 기업·섹터별로는 실적 및 이벤트 드리븐 요소가 주가를 차별화하는 구도를 드러냈다.
요약하면, FTSE 100은 +0.2%로 반등했고, FTSE 250은 -0.1%로 약보합을 기록했다. 방산(+1.3%)과 에너지(+0.4%)가 상대 강세를 보였고, 롤스로이스와 BAE 시스템즈가 모두 1%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0.4%), 할마(+9.2%), 게임즈 워크샵(+13.5%)이 상승했고, 존슨 매티(-3.4%), JD 스포츠(-3.9%)가 하락했다. AI 모멘텀이 심리 회복을 이끌었지만, 장 마감으로 갈수록 상승폭 일부가 축소되며 변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