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세계적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설계한 H20 인공지능(AI) 칩의 생산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당국의 강화된 심사와 보안 우려 제기에 직면하자 해당 제품의 제조 라인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나스닥 종목코드 “NVDA”※1로 상장돼 있으며, 생산 중단 대상인 H20는 중국 고객의 수요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AI 전용 칩이다. 베이징 당국은 8월 초 다수의 현지 AI 개발사—텐센트(Tencent)와 바이트댄스(ByteDance)를 포함—에 공문을 보내 H20 칩 구매 사유 및 보안 관리 방안을 소명하도록 요구했다. 당국은 특히 “국가 데이터 주권과 사이버 안보”를 명확히 언급하며 해당 칩이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 H20 칩이란?
H20는 초고속 AI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목표로 설계된 지능형 비메모리 반도체다. AI 모델 학습·추론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GPU 아키텍처를 적용해, 클라우드 서비스, 자율주행, 음성·영상 인식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평가된다.
“AI 칩은 단순 CPU 대비 병렬연산(Parallel Computing) 능력이 월등해 막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구체적 사양과 성능 지표는 기업 비밀에 해당해 공개되지 않았다.
■ 중국 당국의 문제 제기 핵심
- 민감 데이터 처리 시 외부 침해 가능성
- 국가 표준에 부합하는 암호화·보안 체계 미흡 우려
- AI 모델 사용 목적 불투명성
이 같은 이유로 당국은 “선(先) 보안 검증, 후(後) 도입” 원칙을 명확히 하며, 기업에 자체 위험 평가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빅테크는 정부 질의서에 공식 회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생산 중단의 직·간접 여파
엔비디아의 이번 결단은 중국 내 AI 생태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형 클라우드·플랫폼 기업들이 모델 학습·업데이트 일정을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AI 칩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산 반도체 육성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엔비디아 본사와 중국 관계 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인베스팅닷컴은 “현재로선 회사 측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고 내용을 즉각 검증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 전문가 해설
산업계 관계자들은 “AI 칩은 국가 경쟁력과 직접 연결되는 ‘전략 자산’”이라며, 광범위한 보안·규제 프레임이 예상된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국은 AI 모델 적용 분야가 금융, 헬스케어, 공공 인프라 등으로 확장되면서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현지 규제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칩 생산 중단이 영구 보류인지, 일시적 조정인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전망이다. 일부 시장 분석가는 “추가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공급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구체적 일정이나 조건은 아직 불투명하다.
■ 용어 풀이
※1 나스닥(NASDAQ):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전자식 증권거래소로, 기술주 비중이 높다. 종목코드는 각 상장사 고유 식별 번호로 투자자들이 거래 종목을 식별할 때 사용한다.
GPU(Graphical Processing Unit): 그래픽 연산 전용 칩이었으나, 병렬 처리 구조가 AI·딥러닝 작업에 적합해 현재는 ‘AI 칩’의 대명사로 불린다.
AI 칩 생산 중단은 납품 지연, 가격 변동, 대체 부품 발굴 등 복합적 후속 이슈를 동반한다. 특히 글로벌 공급사슬이 엮여 있어, 한 국가의 규제가 타국 산업에도 파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개발자 모두 면밀한 동향 파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