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전용 차세대 AI 칩 ‘B30A’ 개발…H20보다 높은 성능

엔비디아(Nvidia)중국 시장 한정으로 새롭게 설계한 인공지능(AI) 가속기 ‘B30A’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품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H20 모델을 뛰어넘는 연산 성능을 목표로 한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는 “B30A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웰은 2024년 공개된 차세대 GPU 플랫폼으로, 미세공정·고대역폭 메모리(HBM)·NVLink 5세대 등을 특징으로 한다.

B30A는 단일 다이(single-die) 구조를 채택해 플래그십 ‘B300’(듀얼 다이) 대비 약 50% 수준의 연산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향후 몇 주 내 중국 고객사에 샘플을 발송해 성능·전력 효율·규제 준수 여부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 칩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NVLink 인터커넥트가 포함돼 여러 가속기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다.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평가하고 있다. 당사의 모든 제품은 관련 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순수 상업적 용도로만 설계된다.” ― 엔비디아 공식 성명


정치·규제 환경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세대 칩의 30~50% 성능 제한 버전이라면 중국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며 현행 H20을 “사실상 구식(obsolete)”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2024년 4월 H20 출하를 중단했다가 2024년 7월이 돼서야 판매를 재개했다. 중국은 2024 회계연도 기준 엔비디아 매출의 13%를 차지해, 시장 접근성 확보가 회사에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성능을 낮춘 칩조차 미국의 AI 기술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면 화웨이 등 경쟁사로 개발자들이 이동할 것”이라며 현지 사업 유지를 정당화하고 있다.


추가 출시 예정 제품 – RTX6000D

엔비디아는 별도로 블랙웰 기반 ‘RTX6000D’도 준비 중이다. 이 칩은 AI 추론(inference) 작업에 최적화됐으며, 전반적인 성능은 H20보다 낮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9월부터 소량이 중국 파트너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용어 설명

블랙웰 아키텍처는 엔비디아가 2024년 공개한 GPU 설계 철학으로, 이전 세대 호퍼(Hopper) 대비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최대 2배 개선했다. NVLink는 GPU 간 또는 GPU-CPU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엔비디아 독자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AI 추론은 학습이 완료된 모델을 활용해 실제 데이터를 분석·예측하는 과정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 라인업을 통해 규제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고 분석한다. 성능 제한 모델이라 하더라도 GPU 생태계 의존도가 유지되면, 향후 규제 완화 시 실적 회복이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대선을 전후해 대중국 기술 수출 정책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B30A와 RTX6000D의 장기적 판매 지속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또한 단일 다이 전략은 생산 수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산력을 확보할 수 있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듀얼 다이 대비 열 설계 전력(TDP) 관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제품 완성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빠르게 샘플을 공급하고, 중국 고객의 검증·채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