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소스 AI 강화 위해 스케줄링 소프트웨어 업체 SchedMD 인수

엔비디아(Nvidia)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인 SchedMD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기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치열해진 경쟁에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2025년 1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월요일 SchedMD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은 이날 성명에서 SchedMD의 소프트웨어를 계속해서 오픈소스 형태로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와 관련한 재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칩으로 명성을 쌓아왔지만,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자체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회사는 물리 시뮬레이션부터 자율주행 차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AI 모델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공해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목

SchedMD는 대규모 컴퓨팅 작업을 스케줄링(일정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데이터센터 내 서버 용량의 상당 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된다. SchedMD가 제공하는 기술의 핵심 제품은 Slurm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며 개발자와 기업은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한편 엔지니어링 및 유지보수 지원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해왔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Slurm은 최신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 지원되며,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의 일부로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자와 AI 빌더들이 모델 훈련과 추론 요구를 관리하는 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보유한 독점 소프트웨어인 CUDA는 대부분의 개발자 사이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아 왔다. CUDA는 GPU 병렬 처리 성능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엔비디아 칩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역량은 단지 제품 판매뿐 아니라 AI 시장 내 지배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무기가 된다.

같은 날 엔비디아는 이전 제품보다 더 빠르고 더 저렴하며 더 스마트하다고 밝힌 새로운 계열의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공개 모델을 통해 오픈소스 진영의 경쟁에 대응하고자 하며, 특히 중국의 AI 연구소들에서 나오는 경쟁적 오픈소스 모델의 물결을 의식하고 있다.

SchedMD는 2010년에 Slurm 소프트웨어 개발자 Morris “Moe” JetteDanny Auble에 의해 캘리포니아 리버모어(Livermore, California)에서 설립되었다.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직원 수는 40명이다. 고객사로는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CoreWeave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Barcelona Supercomputing Center) 등이 포함되어 있다.

주목

용어 설명 — 독자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핵심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Slurm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관리하는 작업 스케줄러(workload manager)로, 슈퍼컴퓨터와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배치 작업과 MPI(job) 관리를 담당한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코드 검증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CUDA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병렬 컴퓨팅 플랫폼이자 프로그래밍 모델로, GPU 성능을 활용해 AI 학습과 추론을 가속화한다.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은 대규모 데이터로 학습되어 다양한 다운스트림 작업에 파인튜닝 없이도 적용 가능한 범용 AI 모델을 뜻한다.

전략적·시장적 의미 분석 — 이번 인수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확장 전략과 일관된다. 하드웨어 경쟁력이 강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넓히는 것은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SchedMD의 Slurm은 데이터센터 자원관리의 핵심 요소인 만큼,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자사 GPU의 활용도를 더욱 높이고 고객의 훈련·추론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강화는 경쟁자에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허브가 확장되며 생태계 의존도가 커져 경쟁자 진입 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오픈소스 공개를 통해 업계 표준을 선점하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확대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자와 슈퍼컴퓨팅 센터들은 스케줄러와 하드웨어 간의 최적화에 민감하므로, 엔비디아의 통합 솔루션은 이들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가격 및 경제적 영향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점들이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인수 비용과 통합 과정에서의 운영비 증가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치사슬 확대가 엔비디아 하드웨어 수요를 견인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GPU 수요 증가로 이어져 반도체 산업 전반에 긍정적 수요 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오픈소스 경쟁 모델이 더욱 확산될 경우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의 경쟁은 심화되어 엔비디아의 전략은 끊임없는 혁신과 커뮤니티 신뢰 확보를 요구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 인수 후 SchedMD의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의 클라우드·온프레미스 전략과 어떻게 통합되는지, 그리고 엔비디아의 신규 오픈소스 모델이 실제 업계 채택률과 비용·성능 측면에서 기존 솔루션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또한 경쟁사 및 중국계 오픈소스 모델의 발전 속도와 생태계 반응이 향후 시장 구도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