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가총액 5조 달러 첫 돌파…트럼프-시진핑 회담 전 ‘블랙웰’ 수출 규제 완화 기대

엔비디아(Nvidia)가 나스닥 개장 직후 주당 206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5조 달러 고지를 최초로 넘어섰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미 동부 시각)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208.80달러로 전일 대비 3.9% 상승했다. 주가가 206달러를 넘어선 순간, 회사의 시가총액은 역사상 처음으로 5조 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블랙웰(Blackwell) AI 프로세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해당 칩을 “슈퍼 두퍼(super duper)”라고 표현하며, 최근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 시제품을 들고 방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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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블랙웰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2024년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아키텍처로, 1초당 수십 페타플롭스(petaflops)의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고성능 GPU 칩이다. 그동안 미 정부는 ‘중국이 군사·감시 목적에 활용할 수 있다’며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강력히 제한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사양을 낮춘(downgraded) 버전을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중 기술 갈등 완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수출 규제 완화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 심리와 애널리스트 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아(Vivek Arya)는 “현재 투자자들은 ‘중국 매출 기여도 0%’를 가정하고 있지만, 무역 갈등이 일부라도 해소된다면 모든 것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리아는 또 “2025~2026년까지 최소 5,000억 달러(GPU 1기가와트당 250억 달러 기준) 이상의 주문 가시성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은 최근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이후 발표된 연속적인 대규모 파트너십 소식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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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C 2025 주요 발표

1. 슈퍼컴퓨터 7대 구축
엔비디아는 미국 에너지부(DoE)와 협업해 7대의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한 대에는 블랙웰 GPU 1만 개가 장착된다.

2. 2026년까지 GPU 매출 5,000억 달러 전망
젠슨 황 CEO는 “2026년까지 GPU 매출이 누적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AI 붐이 ‘장기 구조적 성장’임을 강조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 매출만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3. 산업·의료·통신 협업 확대
우버와 자율주행 차량 개발,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1,000개의 GPU를 활용한 신약 탐색, 노키아(Nokia)와 6G 연구, 팔란티어·오라클·시스코·T모바일 등과의 AI 통신 인프라 구축, 아마존·폭스콘·캐터필러·벨던(Belden)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산업용 로봇 도입까지 영역이 다채롭다.

4. 양자 컴퓨팅용 NVQLink
엔비디아는 리게티(Rigetti)·아이온큐(IonQ)와 협력해 차세대 양자 슈퍼컴퓨터를 지원할 오픈 시스템 아키텍처 ‘NVQLink’를 공개했다.


블랙웰 프로세서란 무엇인가?

블랙웰은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모델로, 2nm 공정 기반의 칩렛(chiplet) 설계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을 최대 50% 이상 개선하면서도 연산 성능은 대폭 높였다. 또한 HBM4 고대역폭 메모리와 차세대 NVLink 인터커넥트를 지원해 초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돼 있다.

시장조사업체는 “블랙웰은 내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며, 세계적 AI 수요 폭증세와 맞물려 엔비디아의 ‘GPU 독점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트럼프-시진핑 회담 결과가 실제 수출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 여부다. 완화 폭이 클수록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회복 속도는 가팔라질 전망이다.

둘째, 미 의회의 대(對)중국 기술정책 기조 변화다. 의회 승인 없이 행정부 단독 완화가 어렵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셋째, 경쟁사 AMD·인텔·애플 등도 차세대 AI 칩을 예고하고 있어, 기술격차 유지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증시 사상 첫 5조 달러 클럽에 입성하면서, 글로벌 AI 경쟁 구도와 미·중 관계 재편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며, 규제 변수와 기술 혁신 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