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실리콘밸리] 엔비디아(Nvidia)가 글로벌 증시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AI 열풍의 절대 강자로 떠오른 이 반도체 기업은 28일(미국 동부 시각) 장중 4조 9,4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종가 기준 4조 8,900억 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10월 28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자사의 차세대 AI 가속기에 대해 5,000억 달러(약 680조 원)에 달하는 “예약 주문(bookings)”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예약 주문”은 실제 매출로 인식되기 전 수주 잔액을 의미하는데, 고객사가 이미 구매 의사를 확정하고 대기 중인 계약 물량을 가리킨다.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미 에너지부(DoE)와의 슈퍼컴퓨터 7대 추가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는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제조·투자 정책이 오늘날 미국 반도체 생태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며 전직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이번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장비는 오라클(Oracle)과 손잡고 구축되며,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AI GPU 10만 개가 탑재될 예정이다. 해당 장비는 차세대 핵무기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국가 안보·국방 목적으로 활용된다.
주가·시가총액 동향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4.9% 상승해 한 세션 만에 23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새로이 쌓았다. 2025년 들어서만 주가가 50% 급등했으며, 지난 7월 최초로 4조 달러 고지를 넘어선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패권 경쟁 속 엔비디아의 전략
엔비디아는 미국·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출 통제·규제 리스크를 “고난도 외교”로 돌파, 주문 공백 없이 전 세계 주요 클라우드·테크 기업과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특히 대만 TSMC와의 고도화된 생산 파트너십, 그리고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의 ‘락인(lock-in) 효과’가 경쟁사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타 기업 동향: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한편, 세계 2위 시가총액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이날 2% 상승하며 4조 300억 달러에 안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는 비영리 모델에서 상장(IPO) 가능성이 열리는 구조 개편에 합의했다고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AI 칩에 대한 수요는 ‘클라우드 1.0’ 시절의 CPU 수요를 단숨에 뛰어넘는 기하급수적 성장 궤도”라며, 당분간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공급 병목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상존해 있어, 장기 투자는 변동성 관리 전략이 필수라는 조언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향후 실제로 5조 달러를 돌파할 경우, 이는 2020년대 이후 빅테크 주도 증시 랠리의 상징적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만, ‘달성 이후의 성장 모멘텀’이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 용어 설명
블랙웰(Blackwell) GPU: 2025년 공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아키텍처. 이전 세대 ‘호퍼(Hopper)’ 대비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향상됐으며, 대규모 언어모델·시뮬레이션 작업에 최적화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