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멘로 마이크로와 협력해 AI 칩 테스트 속도 대폭 향상

SAN FRANCISCO엔비디아(Nvidia)멘로 마이크로(Menlo Micro)AI 칩 테스트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 협력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멘로 마이크로의 스위칭 칩 기술을 활용해 테스트 공정을 가속화함으로써,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병목으로 지적돼 온 구간을 완화했다고 수요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자 스티븐 넬리스)

2025년 11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상장사이자 AI 호황의 핵심 플레이어인 엔비디아는 폭증하는 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검증 공정의 미세한 결함과 비효율을 바로잡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테스트 가속화는 그러한 공정 개선 노력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LSEG 집계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56.9억(569억 달러)로 예상된다. 다만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있어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과 가이던스를 통해 거품 붕괴 신호가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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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지금까지 수백만 개의 인공지능(AI) 칩을 판매해 왔으며, 각 칩은 출고 전 특수 설계된 테스트용 회로 기판(테스트 보드)에 장착돼 속도기능 등 설계 목표 충족 여부를 검증받는다. 이러한 사전 검증(validation)데이터센터 투입 직전 오류를 방지하는 필수 절차다.

그러나 AI 칩 자체는 최신 공정의 최첨단 제품인 데 반해, 이를 검사하는 테스트 보드에 들어가는 일부 칩수십 년 된 기술인 경우가 많다. 고성능 AI 칩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고속 통신을 수행하기 때문에, 레거시 테스트 부품으로는 일관된 품질과 속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2016년 GE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멘로 마이크로와 협력해 왔다. 멘로 마이크로는 $227.5백만(2억 2,750만 달러)의 누적 자금을 코닝(Corning)아이폰 공동 창업자 토니 파델(Tony Fadell)의 벤처펀드 등으로부터 조달했으며, 이번 협력의 결과로 테스트 보드 성능을 향상시키는 스위칭 칩 세트가 도출됐다.

멘로 마이크로의 칩은 벽의 전등 스위치와 유사한 금속 기반 스위치를 활용하되, 이를 마이크로칩 규모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라 불리는 분야의 공정을 바탕으로 하며, 전자 회로 수준에서 기계적 스위칭을 고집적화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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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공개된 공동 연구 논문에서 두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엔비디아 GPU의 테스트 속도가 테스트 유형에 따라 30%에서 최대 90%까지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스트 시간 단축은 곧 처리량(throughput) 확대와 생산 리드타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공급망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러스 가르시아(Russ Garcia) 멘로 마이크로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와의 구체적 거래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다만 그는 다른 주요 칩 제조사들 역시 테스트 보드용 스위칭 칩 도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데이터센터에 칩을 투입하기 전에 GPU를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류와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방식만이 고속 환경에서 이러한 칩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러스 가르시아, 멘로 마이크로 CEO


용어·배경 설명

테스트 보드(Test Board): 반도체 완제품을 출하 전에 검증하기 위해 설계된 전용 회로 기판이다. 칩을 소켓 또는 솔더링 방식으로 장착해 전력 소모, 발열, 신호 무결성, 통신 속도설계 목표 충족 여부를 점검한다.

스위칭 칩(Switching Chip): 여러 신호 경로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환하는 소자를 말한다. 테스트 환경에서는 고전력·고속 신호를 정확한 타이밍과 낮은 손실로 라우팅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때 스위치의 온(ON) 저항, 오프(OFF) 절연, 수명이 중요 지표가 된다.

MEMS: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으로,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기계적 구조물을 칩 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 MEMS 스위치는 트랜지스터 기반 전자 스위치 대비 낮은 삽입 손실과 높은 절연 특성을 제공할 수 있어 고주파·고전력 환경에서 이점이 있다.


산업적 의미와 파급효과

테스트 공정의 효율화는 AI 칩 공급망의 핵심 과제다. 최종 성능과 신뢰성을 담보하려면 테스트 폭과 깊이가 갈수록 커지지만, 테스트 시간이 길어질수록 출하 속도와 비용에 부담이 커진다. 엔비디아-멘로 마이크로의 협력은 테스트 보틀넥을 해소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된다. 특히 30~90%라는 가속 범위는 테스트 유형별로 편차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복수 시나리오에서 의미 있는 체감 개선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한 고속·고전력 특성을 지닌 최신 AI 가속기 환경에서, 레거시 테스트 부품을 동일 선상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MEMS 기반 금속 스위치낮은 삽입 손실, 높은 절연, 견고한 내구성 등 특성상 이러한 고난도 테스트 요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궁극적으로 불량 조기 탐지현장 장애 감소로 연결돼, 데이터센터 운영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이번 발표는 실적 시즌과 맞물려 있다. 예측치대로 매출 성장률 56%569억 달러 규모가 현실화하더라도, 시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의식해 공급능력 확장과 병목 해소 같은 실행력 지표를 중시한다. 테스트 공정의 가속은 생산능력 확대의 신뢰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경쟁 구도와 채택 확대

멘로 마이크로의 러스 가르시아 CEO는 엔비디아와의 거래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주요 반도체 업체들 역시 동일 기술을 테스트 보드에 채택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이는 산업 전반의 표준화테스트 인프라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시사한다. 테스트 장비·부품의 갱신은 신호 무결성 개선, 전력 핸들링 향상, 자동화 최적화를 동반하며, 결과적으로 총소유비용(TCO)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요약하면, 엔비디아-멘로 마이크로 협력테스트 시간테스트 신뢰성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 개선을 겨냥한다. 데이터센터 투입 전 검증 강화는 현장 오류를 줄이고, 빠른 검증은 생산 효율을 높인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은 AI 칩 시장에서 이러한 개선은 리드타임 단축대규모 출하의 안정성 확보라는 현실적 이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