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의 새로운 루빈(Rubin) 칩 플랫폼 발표 이후 데이터센터 냉방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HVAC(난방·환기·공조) 업계의 주요 기업들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존슨콘트롤스(Johnson Controls)의 주가는 화요일 10% 하락했으며, 트레인 테크놀로지스(Trane Technologies)는 8% 하락, 캐리어 글로벌(Carrier Global)는 5% 하락하는 등 관련 종목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2026년 1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는 CES 2026에서 새로운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이 전력은 크게 늘어나더라도 기존의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칩과 동일한 냉각 요구량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발표에서 “no water chillers are necessary for datacenters”라고 말해, 데이터센터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물 기반 냉각기(워터 칠러)가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이 같은 발표는 데이터센터 설계에서의 액체(리퀴드) 냉각(liquid cooling) 혁신이 공간 냉방(space cooling)과 워터 칠러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장에 부각시켰다.
바클레이즈(Barclays) 애널리스트 줄리언 미첼(Julian Mitchell)은 이러한 변화가 특히 공간 냉방, 칠러, 공기 처리(air handling)에 주력하면서 액체 냉각 분야에서 존재감이 약한 회사들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존슨콘트롤스는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 초반(low-double-digit percentage) 수준’으로 대형 HVAC 업체 중 가장 노출도가 높아 당장의 영향 가능성이 크다. 트레인은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약 10% 수준, 캐리어는 약 5% 수준으로 각각 분류되어 있으며, 이들 기업은 향후 데이터센터 설계에서 칠러 의존도가 낮아질 경우 실적에 일정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부 기업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첼 애널리스트는 nVent Electric에 대해 “공간 냉방·칠러·공기 처리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았으나 데이터센터용 액체 냉각에서는 괜찮은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Vertiv Holdings은 “정밀 공기 냉각(precision air cooling)에서의 강력한 역사적 위치와 액체 냉각에서의 탄탄한 포지션”을 이유로 잠재적 수혜 기업으로 지목했다.
용어 설명 —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과 관련 기술
데이터센터 냉각에 쓰이는 주요 용어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워터 칠러(water chiller)는 물을 냉매로 이용해 큰 규모의 공간 또는 장비를 식히는 시스템으로, 전통적으로 데이터센터의 핵심 냉방 장치 중 하나다. 공간 냉방(space cooling)은 실내 공기를 냉각해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며, 대형 공조기(air handling unit)를 통해 처리한다. 반면 리퀴드(액체) 냉각은 발생열을 직접 칩 또는 장비 표면에서 액체를 통해 흡수·이송해 열교환기에서 식히는 방식으로, 효율성이 높아 최근 고집적·고출력 컴퓨팅 환경에서 주목받고 있다.
액체 냉각은 높은 열전달 계수로 인해 동일한 냉각 성능을 더 작고 효율적인 장비로 구현할 수 있어, 전통적 워터 칠러나 대형 공조 장비의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사례처럼 칩의 전력량이 늘더라도 냉각 요구량이 유지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면, 데이터센터 설계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시장·산업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CES에서의 발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섹터 내 노출 차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관련 전통 HVAC 업체들의 주가가 빠르게 조정받았다. 존슨콘트롤스 주가의 10% 하락은 기업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 노출이 투자자들에게 즉시 위험 요소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준다. 트레인(-8%)과 캐리어(-5%)의 하락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고객 요구 변화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첫째, 액체 냉각 채택이 가속화될 경우 전통적 칠러 및 공간 냉방 장비 수요는 구조적으로 감소해 관련 매출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둘째, HVAC 업체들은 액체 냉각 솔루션 개발·인수합병(M&A)·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액체 냉각 관련 부품·모듈·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은 상대적 우위를 점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 수익성 구조도 변화할 수 있다. 전통적 설비는 설치 단가와 유지보수 모델이 다르며, 액체 냉각은 초기 설계 변경과 더 정밀한 유지관리 시스템을 필요로 하므로 단가·서비스 형태가 달라진다. 결과적으로 기존 HVAC 기업의 실적 성장률은 둔화될 수 있지만, 기술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점검 포인트
투자자는 다음 항목을 중심으로 기업별 리스크와 기회를 평가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과 해당 매출이 차지하는 이익률 구조를 확인할 것(예: 기사에서 언급된 존슨콘트롤스의 ‘두 자릿수 초반’ 수준, 트레인 약 10%, 캐리어 약 5%). 둘째,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내 액체 냉각 관련 역량 보유 여부와 R&D·파트너십 현황을 점검할 것. 셋째, 단기 주가 변동은 심리적 요인(뉴스·발표)에도 크게 좌우되므로 펀더멘털(수주잔고·계약·국가별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 확인이 필수다.
또한, 액체 냉각 수요가 늘어날 경우 관련 부품·시스템 공급망과 소재(예: 열교환기, 펌프, 배관, 열전달 유체)에 대한 수요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품 공급업체의 사업 구조도 재평가 요인이 된다. 기사에서 긍정적으로 거론된 nVent와 Vertiv 같은 기업은 액체 냉각 포지션을 확보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결론
엔비디아의 루빈 플랫폼 발표는 단순히 한 칩의 성능 발표를 넘어 데이터센터 인프라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촉발했고, 이는 HVAC 섹터 내 기업들의 실적·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의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이나, 중장기적 영향은 각 기업의 기술 적응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업계의 공학적 전환과 비즈니스 모델 재편은 향후 수 분기에서 수년 사이에 걸쳐 점진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2026년 1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