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또 한 번 ‘어닝 서프라이즈’…투자자들은 AI 지출의 장기 수익성 논쟁은 일단 접어둬

엔비디아(Nvidia)가 다시 한 번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인공지능(AI) 연산 수요가 여전히 ‘탐욕스러울’ 정도로 강하다는 현실을 재확인시켰다. 다만 오늘 구축 중인 막대한 AI 컴퓨팅 용량이 내일의 확실한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더 큰 논쟁은 여전히 결론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당장의 폭발적 성장에 시선을 고정하며 주가를 끌어올렸고, AI 테마에 연동된 관련 종목들도 사후시간 거래에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다.

2025년 11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5% 이상 급등했다. AI 수요와 긴밀히 결부된 AMD는 4% 이상 올랐고, 브로드컴(Broadcom)은 약 3% 가까이 상승했으며, TSMC(대만반도체) 역시 3% 상승했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는 5% 추가 상승했고, 오라클(Oracle)도 3% 이상 오르며 AI 서플라이 체인 전반의 낙관론을 반영했다다. 웨드부시(Wedbush)의 댄 아이브스(Dan Ives)는 고객 노트에서 “오늘 밤 시장과 기술주는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과 가이던스에 힘입어 ‘샴페인을 터뜨릴’ 순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다.

엔비디아의 핵심 부문인 데이터센터 사업은 $51.2 billion의 매출을 기록해,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49.09 billion를 여유 있게 상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YoY 급증한 수치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AI 버블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어 왔다”면서도, “우리의 관점에서는 매우 다른 그림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들어 약 8% 하락하며 AI 버블 우려가 깊어진 상황이었으나, 이번 강력한 실적은 ‘디프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인식도 키웠다. 메인 스트리트 리서치(Main Street Research)의 제임스 데머트(James Demmert)는 CNBC ‘Closing Bell: Overtime’에서 “만약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지금 더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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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눈에 띄는 매출과 가이던스를 이어가는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GPU 투자에 나선 다수의 기업들은 이를 어떻게 수익화할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여전히 모색 중이다. 바이탈 노올리지(Vital Knowledge)의 창립자 애덤 크리사풀리(Adam Crisafulli)는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다.

“진짜 이슈는 이 용량이 경제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점이며, 이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상수(恒數) 같은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만약 H20 판매가 사실상 0에 수렴했다면, 빠른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고려해 GPU에 대해 가속 감가상각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는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가?)”

‘빅 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도 최근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주요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제공업체—가 감가상각 비용을 과소계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칩의 유효 수명을 실제보다 길게 가정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 직후에도 자신의 견해를 재확인했다다. 버리는 X(옛 트위터)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다.

감가상각의 유용한 수명이 더 길다는 발상은, 3~4년 이상 지난 칩이 전량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물리적 가동가치 창출이 동일하다고 혼동하는 것이다. 그저 무언가가 사용되고 있다고 해서 수익성이 난다는 뜻은 아니다. GAAP은 경제적 효익을 기준으로 한다.”

경쟁 구도도 부각되고 있다. AMD와 더불어 빅테크의 맞춤형 AI 가속기들이 엔비디아의 지배적 시장점유율을 일부 갉아먹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레이드스테이션(TradeStation)의 글로벌 마켓 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러셀(David Russell)은 “이번 수치는 매우 강력하지만, 예상 범주 안”이라며, “알파벳(Alphabet)이 오늘 AI 모델 덕분에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그 모델이 블랙웰(Blackwell)을 사용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다른 종목으로 시선을 돌릴 때인지 자문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장과 점유율 측면에서 젠슨 황의 회사가 이미 최고 수위를 찍었는지에 대한 질문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다.


용어 해설 및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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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시간 거래(After-hours): 정규장 마감 후 전자거래 네트워크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뜻한다.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 반응이 빠르게 반영돼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초대형 사업자로, AI 연산을 위한 GPU 대량 구매자체 가속기 개발을 병행한다. 이들의 감가상각 정책은 손익과 현금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다.

감가상각(Depreciation): 자산의 사용 기간에 따라 비용을 배분하는 회계처리로, 칩의 유효 수명 추정이 길어질수록 단기 비용은 줄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적 효익과 괴리가 커질 수 있다. GAAP(미국 일반회계원칙)은 경제적 효익 관점에서의 비용 인식을 중시한다다.

GPU 업그레이드 사이클: AI 모델의 규모 확장과 연산 효율 개선 요구에 따라 신세대 칩으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구세대 자산의 가치가 급속히 낮아지며, 투자비 회수 기간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커진다다.


심층 분석: 투자자 초점은 ‘성장’…그러나 시험대는 ‘수익성’

이번 실적은 데이터센터 매출 $51.2 billion66%YoY라는 두드러진 지표로 AI 인프라 사이클의 가속을 재확인했다. 투자자들은 성장의 궤적에 베팅하며 주가를 밀어 올렸고, 관련 생태계 전반(칩, 모듈, 서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리레이팅이 동반됐다. 그러나 반대편에는 수익성의 지속 가능성감가상각의 보수성이라는 구조적 질문이 놓여 있다. 크리사풀리의 H20 예시와 버리의 유효 수명 문제 제기는, 빠른 업그레이드와 경쟁 격화가 투자 회수 기간을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다.

요컨대, 단기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모멘텀가이던스 신뢰, 그리고 AI 수요의 탄력성이 주가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 중장기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회계정책(감가상각 가정), 모델 운영의 직접 수익화(예: 생산성, 신규 매출원), 그리고 맞춤형 가속기의 확산에 따른 가격·마진 압박이 핵심 변수로 부상한다. AMD와 빅테크의 커스텀 칩이 시장 파이를 나눌수록, 엔비디아는 제품 경쟁력(성능/와트, 소프트웨어 생태계, 공급망)과 총소유비용(TCO) 설득력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다.

이번 분기만 놓고 보면, 시장은 ‘지금의 성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버리의 지적처럼, 물리적 가동률과 가치 창출은 동일하지 않다. 투자자 관점에서 다음 체크포인트는 감가상각 정책의 변화, 세대 교체 속도, 그리고 비(非)엔비디아 솔루션의 침투율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실적이 서사를 이끌고, 가이던스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