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통신업계 속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Nvidia)가 핀란드의 통신장비 기업 노키아(Nokia)에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노키아 주가는 18% 급등하며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2025년 10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노키아는 이번 거래를 위해 1억 6,600만 주가 넘는 신주를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인공지능 연구·개발(R&D)과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등 차세대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며, 회사의 일반적인 운영비에도 활용된다.
노키아와 엔비디아는 단순 지분투자에 그치지 않고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노키아는 5G·6G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엔비디아의 GPU 및 DPU 아키텍처에 최적화해 구동할 계획이다. 양사는 AI에 특화된 네트워크 인프라, 즉 ‘AI 네이티브 셀룰러 네트워크’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엔비디아는 향후 AI 인프라 로드맵에 노키아의 이동통신 기술을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
이라는 노키아 발표문을 통해 구체화됐다. 업계에서는 GPU 데이터센터와 이동통신 기지국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대용량 AI 모델 학습 및 추론을 엣지(Edge) 환경에서 처리하려는 청사진으로 풀이하고 있다.
노키아, ‘휴대전화의 추억’에서 6G까지**노키아는 1865년 창립된 제지회사가 원류다
핀란드 에스포(Espoo)에 본사를 둔 노키아는 1990년대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으나, 2010년대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진 뒤 네트워크 장비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는 AT&T·버라이즌·도이체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사에 5G 기지국, 코어 장비, 광전송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엔비디아 투자 유치는 노키아가 AI·6G 시대에도 핵심 플레이어로 남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엔비디아, AI 생태계 ‘지분 네트워크’ 확장
엔비디아는 최근 몇 달 간 전략적 파트너사에 굵직한 투자를 잇달아 집행했다. 2025년 9월에는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을 강화했고, 오픈AI에는 100억 달러,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에 5억 달러, 영국 클라우드업체 N스케일(Nscale)에 6억 6,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이를 가리켜 “AI 황금망 구축”이라 표현한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0월 2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개발자 컨퍼런스’(GTC) 기조연설에서 노키아와의 협업 청사진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 담당자, 통신 사업자, 개발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5G 이후 6G 시대 주도권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와 시장 파급 효과
지분투자(Equity Investment)는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을 매입해 경영 참여 혹은 전략적 협업 기반을 마련하는 행위를 말한다. 엔비디아처럼 핵심 부품·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 고객사·파트너사 지분을 확보하면, 기술 의존도와 공급망 일정 조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6G는 2030년 전후 상용화가 예상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으로, 초당 최대 1테라비트(Tbps) 전송속도와 0.1밀리초 이하 지연시간을 목표로 한다.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의 실감형 인터넷 구현에 필수적이다.
전문가 시각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와 노키아의 결합을 ‘반도체-네트워크 융합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한다. 하나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는 “엔비디아가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면서 6G 표준화 논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 분석했고, 핀란드 현지 언론은 “노키아가 에릭슨·화웨이와의 5G 장비 경쟁에서 확보한 기술 저력을 바탕으로 AI 네트워크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투자한 1조 원대 금액이 중장기적으로 노키아 매출 성장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AI·통신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GPU-기지국 통합 솔루션이 미래 네트워크의 표준이 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발표 당일 +1.8% 상승 마감했으며,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지분제휴·M&A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IT 전문 전략컨설턴트들은 “AI 팹리스(fabless) 기업의 밸류체인이 소프트웨어·네트워크·데이터센터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국내 통신장비 및 AI 인프라주에도 수급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거래는 AI 인프라의 물리적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GPU 중심의 연산 능력과 통신 네트워크가 통합될 때, 실시간 대규모 AI 서비스가 모바일 환경에서도 구현 가능해진다. 6G 연구개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산업계·정책 당국 모두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