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공백 메우는 중국 AI 칩 신흥 강자, 바이두 부상

중국 AI 반도체 시장의 지형 변화: 바이두, 엔비디아의 공백을 메울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다

중국의 기술 대기업 바이두(Baidu, NASDAQ: BIDU)가 인공지능(AI) 칩 분야에서 주요 토종 공급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엔비디아(Nvidia, NASDAQ: NVDA)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배제된 가운데, 바이두는 화웨이와 함께 그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도전적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다.

2025년 11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검색 사업자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자율주행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특히 바이두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 자회사 ‘쿤룬신(Kunlunxin)’을 통해 AI 칩을 자체 설계하며 칩-서버-데이터센터-모델-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이른바 ‘풀스택(full stack)’ AI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해 왔다다.

바이두는 최근 몇 주간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상향을 연이어 이끌어냈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두의 반도체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국내 수주 증가를 전망했다. 이달 바이두는 쿤룬 AI 칩의 5개년 로드맵을 공개했는데, 2026년 ‘M100’, 2027년 ‘M300’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바이두는 이미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 ‘어니(ERNIE)’를 구동하기 위해 자체 개발 칩과 엔비디아 제품을 혼용하고 있다고 밝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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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바이두는 칩을 외부 데이터센터 구축사에 판매하는 동시에, 클라우드를 통해 연산자원(컴퓨팅) 임대로도 수익을 창출한다. 이처럼 칩-서버-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부터 모델과 애플리케이션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AI 제공자로서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다.

칩 사업의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쿤룬신은 중국이동(China Mobile)의 공급사들로부터 주문을 따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쿤룬신은 LLM 학습·추론, 클라우드 컴퓨팅, 통신 및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를 겨냥한 고성능 AI 칩에 집중하며 선도적인 토종 AI 칩 개발사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다.


엔비디아GPU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있어 사실상의 업계 표준으로 평가받지만,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또한 베이징 당국이 중국 시장 전용으로 설계돼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 ‘H20’에 대해서도 현지 기업들의 구매 자제를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다.

한편 화웨이대규모 칩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선도 플레이어로 꼽혀 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양상이 관측된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두가 그 공백을 메우며 칩 사업에서 급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JP모건은 메모에서 “중국 내 AI 연산(컴퓨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점차 토종 솔루션으로 소싱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쿤룬 AI 칩은 가장 유리한 포지션에 있는 제품군 중 하나”라고 밝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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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전망도 구체화됐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두의 칩 매출2026년6배 성장해 80억 위안(약 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맥쿼리는 바이두의 쿤룬 칩 부문기업가치약 28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다.


중국을 강타한 AI 칩 부족

바이두의 칩 드라이브공급 부족에 직면한 중국 빅테크의 최근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알리바바(Alibaba, NYSE: BABA)에디 우(Eddie Wu) CEO는 향후 2~3년 동안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부품과 칩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큰 병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

텐센트(0700.HK)도 이번 달 2025년 자본적지출(capex)이 당초 계획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수요 둔화 때문이 아니라 구매 가능한 칩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틴 라우(Martin Lau) 텐센트 사장은 “이는 우리의 AI 전략 변화가 아니다… 실제로는 AI 칩 가용성의 변화”라고 강조했다다.

How Alibaba quietly became a leader in AI
영상 캡처: “How Alibaba quietly became a leader in AI” — 알리바바의 AI 전략을 다룬 콘텐츠 이미지

이 같은 부족은 글로벌 수요 급증과 그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병목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사실상 엔비디아 칩 차단도 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빅테크들은 비축 칩 사용AI 모델 고도화로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다.

동시에 중국은 제조 역량에서도 과제를 안고 있다. 자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중신궈지, 0981.HK)규모·공정기술 측면에서 TSMC 같은 글로벌 리더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중국이 내수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토종 칩을 충분히 생산하는 데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다.

그럼에도 AI 수요는 강하다. 알리바바의 우 CEO는 “고객의 AI 수요는 매우 강하며, 실제로 우리가 새 서버를 배치하는 속도로는 수요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은 바이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The Futurum Group에서 AI 분야를 담당하는 닉 페이션스(Nick Patience)

바이두의 칩 드라이브는 필요이자 기회다. 중국 플랫폼들은 더 이상 미국산 GPU의 안정적 공급을 전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이고, 동시에 미국 수출 규정과 중국의 자립 기조를 모두 충족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半)내수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에 ‘기회’다”

라고 말했다다.

그는 이어

“바이두가 경쟁력 있는 쿤룬 칩 세대 제품제때 출하할 수 있다면, 자사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AI 산업 전반의 전략적 공급자가 될 수 있다”

고 전망했다다.


핵심 용어 정리초심자용

GPU: 그래픽처리장치로,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해 AI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칩을 뜻한다다.

LLM(대규모 언어 모델):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이해·생성을 수행하는 AI 모델 계열을 말한다다.

추론(Inference):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응답 생성·판단에 사용하는 단계다다.

풀스택(Full Stack): 칩-서버-데이터센터-모델-애플리케이션까지 엔드투엔드로 제공하는 통합 접근을 의미한다다.

하이퍼스케일러: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빅테크(예: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AI 연산 수요의 핵심 수요처다다.


분석 및 전망시장 파급효과

첫째, 공급망 리스크의 내재화: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바이두의 자체 칩-클라우드 전략은 조달 리스크를 흡수하고 성장의 병목내부 역량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는 모델-인프라 동시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 TCO(총소유비용)성능당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다.

둘째, 생태계 경쟁의 본격화: ERNIE와 같은 자사 모델쿤룬 칩을 조합하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맞춤 최적화추론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동시에 화웨이, 알리바바의 자체 칩 개발과의 경쟁·협력 구도가 시장 표준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다.

셋째, 생산제약의 상수화: SMIC의 공정 기술·규모 제약은 선단(先端) 노드에서의 양산원가 측면의 한계를 의미한다. 이는 칩의 성능·전력 효율 개선 속도와 출하 타이밍영향을 줄 수 있어, 제품 로드맵 이행이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다.

넷째, 수요의 구조적 견조성: 기업·공공의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수요 흡수가격·공급 안정성에서 토종 칩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 모델 효율성 향상커스텀 AI 가속기 채택이 병행되면, 칩-모델 공동 설계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다.

결론적으로, 바이두엔비디아 공백국내 수요의 내재화라는 쌍동력을 바탕으로 칩 사업의 성장을 가속할 여건을 마련했다. 동시에 제조 공급망, 출시 일정, 생태계 채택이라는 3대 실행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향후 평가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다.


사진 주석: 2025년 7월 28일 중국 상하이 월드 인공지능 콘퍼런스 2025 기간,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촬영된 바이두 로고 전경이 소개됐다(사진: Ying Tang | NurPhoto | Getty Image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