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공급사 SK하이닉스, 2분기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기록…시장 전망치 웃돌다

【서울=뉴스룸】 SK하이닉스가 2025년 2분기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호황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분기 성적표를 써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컨센서스를 뛰어넘으며, 고성능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25년 7월 2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결 매출 22조2,300억 원과 영업이익 9조2,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매출 20조5,600억 원, 영업이익 9조 원)를 각각 약 1조6,700억 원, 2,100억 원 웃돈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68% 급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24%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상반기 내내 견조한 수요와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지속됐다”며 “고객사의 재고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반기 예정된 신제품 출시 수요 덕분에 2025년 잔여 기간에도 급격한 수요 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독주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는다. HBM은 기존 D램 칩을 3D 형태로 수직 적층해 데이터 전송폭을 크게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주로 생성형 AI(Generative AI)·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쓰이는 초고속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함께 탑재돼 시스템의 연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HBM은 AI 시대의 ‘혈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 역시 HBM이 견인했다. 회사는 미국 AI ‘대장주’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 설계사에 HBM을 공급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삼성전자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적어도 올해까지는 SK하이닉스의 주도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DRAM·HBM, 두 축으로 실적 방어

SK하이닉스는 전통적으로 컴퓨터·서버 등에 탑재되는 범용 D램 시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로, PC·워크스테이션·데이터센터 서버 등 다양한 IT 기기에 사용된다. 올 들어 PC·스마트폰 교체 수요 회복 및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범용 D램 가격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원가 절감과 제품 믹스 최적화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1β(베타)·1γ(감마) 등 차세대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HBM4 양산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존 D램을 8~12단 이상 수직으로 쌓아 올린 후 미세한 실리콘 통로(Through-Silicon Via)를 통해 칩 간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게 설계된 차세대 메모리. 동일 면적에서 데이터 처리량을 수십 배 높여 AI·고성능 컴퓨팅에 필수다.

• 생성형 AI(Generative AI): 대규모 언어 모델(LLM)·멀티모달 모델 등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스스로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 방대한 연산량 때문에 고성능 GPU와 HBM 조합이 필수적이다.

• 스마트에스티메이트(LSEG SmartEstimates): 금융정보사 LSEG가 제공하는 시장 전망 지표로, 과거 예측 정확도가 높은 애널리스트 의견에 가중치를 두어 산정한 추정치다.


시장 전망과 과제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수요 호조가 지속되는 한 SK하이닉스의 HBM ‘초과 수요’ 상황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경쟁사들의 대규모 증설과 기술 추격,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수출 규제 리스크는 잠재적 변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BM4부터는 전력 효율·발열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설계·패키징 최적화 역량이 업체 간 격차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미국 첨단 패키징 공장 부지를 내년 1분기 중 선정하고 착공할 계획인 만큼, 현지 투자 진척도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서버용 NAND 플래시·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 등 ‘포스트 HBM’ 시장 선점을 위해선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결론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폭발을 등에 업고 2분기에도 매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향후 AI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계 요인으로 남아 있다. 회사는 미주 지역 첨단 패키징 거점 확충, 차세대 공정 전환 가속화로 기술·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