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SchedMD 인수에 AI·슈퍼컴퓨팅 전문가들, 소프트웨어 접근성 우려 확산

엔비디아(Nvidia)의 틈새 인수 결정이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 유지소프트웨어 접근성에 관한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SchedMD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회사가 개발·유지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Slurm의 통제권을 갖게 됐다. Slurm은 컴퓨팅 작업의 스케줄링을 담당하며, 챗봇을 구동하는 대형 언어모델(LLM) 학습 등 AI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6년 4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Slurm은 정부급 슈퍼컴퓨터에서도 운용되며 기상 예측과 군사·핵무기 개발 등 민감한 분야에 활용된다. SchedMD는 Slurm이 전 세계 슈퍼컴퓨터의 약 60%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배포 범위 때문에 업계 내부에서는 엔비디아가 Slurm의 향후 개발과 업데이트 과정에서 자사 칩에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은밀히 편향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토론토 및 샌프란시스코발 이 기사 원문은 맥스 A. 체니(Max A. Cherney)와 스티븐 넬리스(Stephen Nellis)가 공저했으며, 인터뷰와 익명의 업계 소식통을 통해 전해진 우려와 기대를 정리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Slurm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엔지니어들과 AI 기업 임원들 가운데 다섯 명은 엔비디아가 업데이트를 먼저 자사 칩에 맞춰 제공하고 AMD(Advanced Micro Devices) 등 경쟁사 칩에 대한 통합은 지연시킬 가능성을 지적했다.


Slurm이 무엇인가

SchedMD가 개발한 Slurm(발음상 ‘sked-em-dee’)은 슈퍼컴퓨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AI 전용 데이터센터에서 작업을 분배·스케줄링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노드 간 통신, 작업 큐 관리, GPU·CPU 자원 배분 등 핵심 기능을 제공해 대규모 모델 학습과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Slurm의 설계는 수년 전 정부 연구소용 슈퍼컴퓨터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으며, 최근에는 국립 연구소를 넘어 상업용 AI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활용 사례로는 Anthropic의 Claude와 같은 챗봇을 학습시키는 과정과, 메타 플랫폼스(Meta),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 등이 특정 작업에서 Slurm을 사용한다는 점이 보도에 언급됐다. 반면 OpenAI는 구글(Alphabet)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우려의 핵심과 초기 시험대

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가장 구체적인 우려는 향후 새로운 비엔비디아 칩(예: AMD의 신제품)이 Slurm에 얼마나 신속하고 완전하게 통합되느냐에 따라 엔비디아의 공정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슬럼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는 엔비디아가 자사 기술(예: InfiniBand 네트워킹 칩)과의 통합은 신속히 진행하면서, 경쟁사 칩 통합은 늦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업계 소식통 가운데 세 명은 AI 산업에 종사하고, 두 명은 슈퍼컴퓨터 운영에 대한 직접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비(非)엔비디아 하드웨어를 포함한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개발한 경험이 있다.

동시에 일부 사용자들은 엔비디아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오래된 시스템의 장기 미비점을 개선하고, Slurm 개발을 재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엔비디아는 공개적으로 Slurm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며 모든 사용자에게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ustomers everywhere benefit from our open source and free software. Slurm is open-source and we continue to provide enhancements for everyone.”


과거 사례와 비교

업계의 우려는 엔비디아의 과거 인수 사례가 근거가 되어 확산됐다. 엔비디아는 2022년 Bright Computing을 인수했는데, 업계 소식통들은 Bright의 소프트웨어가 비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엔비디아에 최적화되면서 다른 칩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거나 성능 저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Bright 기술이 “거의 모든 CPU 또는 GPU 가속 클러스터를 지원한다”고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또 “우리는 오픈소스와 무료 소프트웨어의 생태계 확대에 기여해달라고 권장한다”라며 과거 인수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대해서도 무료로 개선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엔비디아는 “Slurm에 대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지원, 교육 및 개발을 SchedMD의 수백 개 고객에게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평가 및 향후 전망

칩·데이터센터 컨설팅사인 Intersect360 Research의 CEO 애디슨 스넬(Addison Snell)은 엔비디아의 인수 목적을 “오픈소스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설명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가 Slurm을 자사 제품에 더 잘 맞도록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스넬은 특히 엔비디아가 정부 연구소 사용자들이 AI 기법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돕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및 시장 영향 측면에서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엔비디아가 Slurm의 개발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완전한 벤더 중립성을 유지할 경우, AI 연구소와 슈퍼컴퓨터 운영자들은 더 강력한 도구를 확보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AI 연구 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반대로 엔비디아가 자사 하드웨어 중심으로 최적화를 진행해 경쟁사 장비의 통합을 지연시키거나 추가 작업을 요구하면, AMD·인텔·기타 칩 공급업체는 고객 유치 비용 상승과 성능 불일치 문제로 인해 시장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이 사건 자체가 엔비디아 주가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은 낮다. 엔비디아는 이미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Slurm 인수는 장기적으로도 소프트웨어 스택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객사들의 불안이 현실화되어 정부 기관이나 대형 연구소에서 다수의 계약 전환 또는 규제 당국의 조사가 촉발될 경우, 해당 기업들과 칩 공급망에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


마무리 및 관찰 포인트

현재까지는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과 일부 전문가의 긍정적 관점이 공존하는 상황이며, 진짜 시험대는 향후 새로운 비엔비디아 칩의 Slurm 통합 속도와 품질이다. 특히 업계는 올해 후반으로 예정된 AMD 신제품 등 비엔비디아 칩이 Slurm에 얼마나 신속히, 그리고 동등한 수준으로 통합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찰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엔비디아가 발표한 Slurm 관련 코드 업데이트의 투명성 및 오픈소스 커뮤니티 참여 수준, (2) 비엔비디아 칩에 대한 드라이버 및 최적화 지원 속도, (3) 주요 정부 연구소와 대형 AI 기업들의 도입·전환 움직임, (4) 규제 기관의 시장 지배적 지위 관련 조사 가능성 등이다.

종합하면, 이번 인수는 기술적·상업적 측면에서 오픈소스 도구의 소유와 관리가 공급망과 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의 신뢰를 확보하느냐, 혹은 의심을 증폭시키느냐에 따라 엔비디아의 향후 소프트웨어 전략과 글로벌 AI 인프라 건축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