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는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중앙처리장치(CPU)가 엔비디아의 NVLink Fusion 기술을 이용해 인공지능(AI) 가속기 칩과 직접 통합할 수 있게 된다고 18일(현지시간 기준 월요일 발표) 밝혔다. 이번 변화로 고객사는 Arm 기반 Neoverse CPU와 엔비디아의 지배적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보다 손쉽게 결합해 맞춤형(커스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자료사진: 엔비디아 관련 보도 이미지(CNBC 제공)
2025년 11월 1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같이 인프라를 자체 최적화하려는 고객층이 Arm 기반 Neoverse CPU를 엔비디아 GPU와 조합하는 과정을 대폭 단순화한다. Arm은 CPU를 직접 제조하지 않지만, 명령어 집합(ISA)을 라이선스하고 표준화된 참조 설계를 제공해 파트너가 더 빠르게 Arm 기반 칩을 만들도록 돕는다.
CNBC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중심에서 주요 기술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전방위로 확장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자사 CPU 사용을 강제하지 않고, NVLink 플랫폼을 외부의 다양한 커스텀 칩에도 개방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여러 개의 GPU와 엔비디아 브랜드의 Arm 기반 CPU를 결합한 Grace Blackwell을 판매하고 있다. 동시에 인텔(INTC) 또는 AMD(AMD)의 CPU를 사용하는 서버 구성도 시장에 존재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구글(GOOG)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는 비용 절감과 설계 통제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내부에서 Arm 기반 CPU를 자체 개발하거나 배치하고 있다. 이번 Arm–엔비디아의 연동은 이러한 흐름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Arm은 이날 발표에서 커스텀 Neoverse 칩에 GPU와의 원활한 데이터 이동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NVLink Fusion을 통한 고속·저지연 통합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주: NVLink/NVLink Fusion은 칩 간 직접 고대역폭 연결을 지향하는 엔비디아 인터커넥트 기술군을 지칭.
용어로 읽는 핵심 포인트
• NVLink / NVLink Fusion: 엔비디아의 칩 간 고대역폭 인터커넥트 기술로, CPU–GPU 또는 GPU–GPU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가속화한다. Fusion은 다양한 커스텀 칩까지 연결성을 확대하는 방향성으로 이해하면 된다기술적 세부 사양은 기사에 미공개.
• 하이퍼스케일러: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사업자를 뜻한다. 자체 칩 설계·최적화를 통해 성능과 비용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 Arm Neoverse: Arm의 데이터센터급 CPU 설계 포트폴리오로, 파트너가 이를 바탕으로 커스텀 칩을 제작할 수 있다.
• ISA(명령어 집합 구조): CPU가 이해하는 기계어 명령 체계로, Arm은 ISA를 라이선스해 파트너가 호환 칩을 설계·생산하도록 한다.
역사적으로 서버의 핵심은 CPU였다. 그러나 생성형 AI 인프라는 AI 가속기 칩, 곧 대부분의 경우 엔비디아 GPU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일반적인 AI 서버 한 대에서 최대 8개의 GPU가 하나의 CPU와 페어링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본다.
올해 9월 엔비디아는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거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엔비디아의 NVLink 기술을 이용해 인텔 CPU가 AI 서버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즉, 엔비디아는 CPU 파트너층을 폭넓게 열어 자사 GPU 중심의 AI 플랫폼과의 결합을 가속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2020년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하려 시도했으나, 미국과 영국의 규제 이슈로 2022년에 무산됐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이며, 엔비디아는 올해 2월 기준 Arm에 대한 소수 지분을 보유한 바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이달 초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후원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엔비디아 및 AMD 칩과 더불어 Arm 기술의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엔비디아 옵션 가격은 어느 방향으로든 6~7% 변동할 수 있다.” — 서스케한나의 머피(Susquehanna’s Murphy)
CNBC 프로그램 ‘The Exchange’ 관련 이미지
In this article: ARM, NVDA
분석: NVLink 개방의 전략적 함의와 Arm 생태계의 확장
첫째,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GPU 중심’의 플랫폼을 유지하면서도 CPU 측면의 개방성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체 CPU(Grace)만을 고집하지 않고 인텔·AMD는 물론, Arm 기반의 커스텀 Neoverse까지 포괄하는 인터커넥트 전략을 취함으로써, 고객 락인(lock-in)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다양한 고객군의 설계 선호에 부응한다.
둘째, 하이퍼스케일러 관점에서 Arm 커스텀 CPU와 엔비디아 GPU의 간결한 결합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대규모 AI 워크로드에서 성능·전력·총소유비용(TCO) 균형을 맞추려는 기업은 칩·보드·시스템 레벨의 세밀한 최적화를 추구한다. NVLink Fusion 연동은 이러한 최적화의 ‘연결 비용’을 낮추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셋째, 인텔에 대한 50억 달러 투자와 NVLink 연동 지원, 그리고 Arm Neoverse 커스텀 칩에 대한 지원 확대는 엔비디아가 CPU 생태계 전반과의 ‘협력적 경쟁’(co-opetition)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GPU 우위를 유지하되, 서버 구성의 유연성을 확대함으로써 AI 인프라 표준에서 엔비디아 인터커넥트의 지위를 고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넷째, Arm 입장에서는 Neoverse 설계의 ‘엔비디아 호환성’이 명확해질수록, 클라우드 사업자와 반도체 파트너의 채택 리스크가 낮아지고 상용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Arm은 원천 ISA 라이선스와 참조 설계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으므로, 주요 인터커넥트와의 매끄러운 연동은 생태계 확장에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한다.
다섯째,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과 오픈AI 스타게이트 후원 소식은, Arm 기술이 엔비디아·AMD 칩과 병행해 활용되는 멀티벤더 AI 인프라 구상이 확산 중임을 방증한다. 다양한 조합을 NVLink 수준에서 수용하려는 엔비디아의 선택은 이러한 멀티벤더 추세와 정합적이다.
시사점: 고객 선택권 확대와 생태계 상호 운용성
요약하면, NVLink Fusion과 Arm Neoverse의 결합은 GPU 중심의 AI 인프라를 전제로 하면서도 CPU의 다변화와 커스텀화를 촉진한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성능–비용–전력–개발속도 간 최적점을 찾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프로토콜 구현·검증·소프트웨어 스택 통합 등 엔지니어링 난이도는 여전히 고려 요인이다. 그럼에도 주요 클라우드가 자체 Arm CPU를 전개하는 만큼, 표준화된 고속 인터커넥트의 개방은 플랫폼 상호 운용성을 넓혀 시장 전반의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추가 맥락: 기사 서두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25년 10월 31일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 참석했다는 설명이 포함돼 있다(Kim Soo-hyeon | Reut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