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22일(현지시간) 장전 거래(프리마켓)에서 대체로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별한 재료보다는 이날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내놓을 통화정책 메시지를 투자자들이 주시한 영향이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나스닥 100·다우존스 지수 선물은 각각 0.1% 안팎의 오름세로 출발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인상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뚜렷한 매파적(통화 긴축) 신호를 보내는지, 아니면 “물가·고용 흐름을 감안해 신중히 대응하겠다”는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스탠스를 유지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매년 8월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비공식 회의다. 1982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한 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최대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프리마켓(Pre-market)이란 정규장(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전에 열리는 시간외 매매를 뜻한다. 일부 기관투자자·개인투자자가 경제지표·기업 실적 발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가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정규장 시세의 방향성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엔비디아(NVDA)는 -1.1%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중국 시장 전용 H20 인공지능(AI) 칩에 대해 일부 부품 공급사에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 중국 당국이 기술 안보 차원에서 해당 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어, 공급 차질 및 판매 지연이 우려된다.
메타플랫폼스(META)는 0.2% 상승했다. 메타는 $10억이 아닌 $100억(약 13조 원) 규모의 6년 장기 계약을 구글(알파벳)과 체결, 구글 클라우드의 서버·저장장치·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알파벳 클래스A(GOOGL) 주가는 1.1% 올랐다.
워크데이(WDAY)는 -5.2% 급락했다. 인적자원(HR) 소프트웨어 업체인 워크데이는 구독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챗봇 솔루션 기업 파라독스(Paradox) 인수 효과를 반영해 일부 상향했지만,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BJ스 홀세일 클럽(BJ)은 0.2% 올랐다. 미국 대형 회원제 도매업체 BJ스는 전 회원 수 800만 명 돌파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 연간 실적 전망(EPS)을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회원 기반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인튜이트(INTU)는 -6.3% 하락했다. 인튜이트는 1분기(2025년 8~10월)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칠 것이라며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중·고한 자릿수)보다 낮게 제시했다. 주력 마케팅 플랫폼 메일침프(Mailchimp)의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ZM)는 5.1% 상승했다. 줌은 2분기(2024년 5~7월) 매출·주당순이익(EPS)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기업) 부문 매출이 예상보다 양호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RLX 테크놀로지(RLX)는 10% 폭등했다. RLX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진출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나이키(NKE) 주가는 0.3% 상승했다. 회사는 26일(월) 트레일 러닝화 신제품을 공식 출시하며, 급성장하는 아웃도어 레크리에이션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갭(GAP)은 -2.2% 하락했다. 바클레이스는 갭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비중(Equal-weight)’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6 회계연도까지 두 자릿수 영업마진을 달성할 것이란 기존 낙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의 핵심 관심사는 파월 의장이 풍부한 경제지표를 근거로 연속적인 금리 동결을 시사할지, 아니면 ‘더 높고, 더 오래’ 기조를 고수할지다. 최근 미국 7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2%로 다소 반등했지만, 핵심 PCE는 4%대에서 완만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 시장 역시 실업률 3.5%로 여전히 타이트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술주는 금리 민감도가 높아, 파월 발언 한마디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조정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 맞서 자국 내 AI 칩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움직임은, 엔비디아·AMD·퀄컴 등 반도체 대장주 전반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미 2분기 GDP 개정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등 핵심 거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표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경향이 재확인될 경우, 성장주·기술주의 강세 시나리오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장전 거래에서 나타난 변동성은 제한적이지만, 잭슨홀 이후 발표될 파월 의장의 구체적 화법과 향후 거시 데이터 결과에 따라 뉴욕 증시는 단기 방향성을 재설정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