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 EU와 수십 년짜리 미국산 LNG 장기계약 체결 예상…FT 인용 보도

엑슨모빌(ExxonMobil)유럽연합(EU)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FT 기사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작년 7월 EU가 2028년까지 미국 에너지 7,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데 힘입어 “수십 년 동안 유효한 공급계약”이 성사될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진단했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

주목

장기 계약은 LNG 비즈니스의 중심이자 고객에게 공급 안정을 제공하는 토대

”라고 강조했다. EU 측은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U의 7,500억 달러 구매 약속은 2024년 7월 미국·EU 간 ‘대서양 무역투자 파트너십(ATIP)’ 협정의 일부다. 해당 협정은 관세 완화‧디지털 협력 등에 더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FT에 따르면 엑슨모빌 LNG 사업부 수석부사장 피터 클라크(Peter Clarke)는 “유럽 내 LNG 터미널 및 배관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고 있어 장기 도입 계약 체결은 ‘논리적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엑슨모빌이 판매하는 LNG의 80%가 장기 계약 형태라고 부연했다.

클라크 부사장 발언 요약FT 인터뷰 : “유럽은 이제 미국 LNG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다음 단계는 유럽이 장기 계약 체제를 어떻게 뒷받침할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U 통계기관 유로스타트(Eurostat)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EU 수입 LNG 가운데 50%가 미국산이었으며, 원유의 17%, 석탄의 35% 역시 미국에서 들어왔다. FT는 “에너지 교역 확대는 LNG 부문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하면서, 미국이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주목

클라크 부사장은 FT에 “전년 대비 유럽의 LNG 수입량이 약 20% 증가했다”며 “그 가운데 55%가 미국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산 비중(약 50%)에서 더 높아진 것이다.


용어 설명: LNG와 장기계약
액화천연가스(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까지 냉각해 액화한 형태로, 부피가 1/600으로 줄어 장거리 해상운송에 적합하다. 장기계약은 통상 15~25년 이상을 의미하며, 가격‧물량‧지속 기간을 고정 또는 지표 연동 방식으로 설정한다. 공급자는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고, 수입국은 에너지 안보와 가격 예측 가능성을 얻는 이점이 있다.

엘앤지 업계에서는 최근 단기 스팟 거래 비중이 늘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장기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미국산 LNG가 유럽의 탈러시아 전략의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다.

전문가 시각 : 필자는 장기계약 체결이 에너지 안보뿐 아니라 미국-EU 간 지정학적 연대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장기 계약이란 ‘값이 싸다’는 보장이 아니라, 가격 산정 공식 고정을 통한 예측 가능성 확보가 핵심이다. 유럽이 재생에너지 전환도 병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양측은 계약 기간‧탄소배출 기준‧가격 지수 등에서 유연한 조항을 삽입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영향
만약 EU가 예상대로 수십 년짜리 미국산 LNG 장기계약을 체결할 경우, 미국 걸프 연안 LNG 액화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EU 내 시추 투자보다 수입 인프라 확대가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는 향후 LNG 운임 지수유럽 천연가스 선물(TTF)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엑슨모빌은 2030년까지 카타르·모잠비크·파푸아뉴기니 등에서도 신규 액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다원화 공급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편 일부 환경단체들은 “장기 LNG 계약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역행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