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피디아, 연간 예약 전망 상향에 주가 17% 급등…미국 여행 수요 회복 신호

엑스피디아(Expedia)의 주가가 장전 거래에서 17% 이상 상승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기업이 2025 회계연도 총예약(gross bookings)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미국 내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낙관적 메시지를 제시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엑스피디아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총예약 증가율 전망을 기존 2~4%에서 3~5%로 1%포인트 올렸다. 회사 측은 “7월 초 이후 전반적인 여행 수요, 특히 미국에서 확연한 회복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아리안 고랭(Ariane Gorin)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7월 들어 미국 내 예약 건수가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다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향된 가이던스와 애널리스트 전망

엑스피디아의 새로운 가이던스에 대해 모닝스타(Morningstar) 애널리스트 댄 와시오렉(Dan Wasiolek)은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2026년 예약 성장률이 7%까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여행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잠재적 여행객들이 다시 지갑을 열 준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AJ벨(AJ Bell)의 재무 분석 책임자 대니 휴슨(Danni Hewson)은 “관세 우려가 여행 지출을 교란했으나, 미국 소비자들은 다시 예약을 재개할 태세”라고 말했다.

조직 슬림화·생성형 AI 도입 효과

엑스피디아는 조직 구조 단순화를 위해 일부 직무를 없애고,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2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190bp(1bp=0.01%) 상승해, 5월 가이던스(75~100bp 상승)를 크게 웃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과 함께 ‘매수’ 의견을 유지해온 베어드(Baird) 애널리스트 마이클 벨리사리오(Michael Bellisario)는 “전략적 집중과 비용 통제가 최근 엑스피디아 실적의 일관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 계층별 소비 패턴 차이

메리어트(Marriott)·에어비앤비(Airbnb) 등 동종업계 기업과 마찬가지로 엑스피디아도 고소득층 예약은 강세를 보인 반면, 저소득층 고객은 여전히 신중하다고 밝혔다.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필수지출 이외의 여행지출을 미루는 경향이 하위 소득 계층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현재 엑스피디아 주가는 12.01배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어, 업계 중간값 14.19배를 하회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상대적 저평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용어 해설

• 생성형 AI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로, 사용자의 입력(prompt)에 따라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 낸다. 엑스피디아는 이 기술을 고객 문의 자동 응답, 숙소 추천, 가격 최적화 등에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 bp(베이시스포인트)금리·수익률·마진 등 백분율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할 때 쓰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예컨대 마진이 190bp 확대됐다는 것은 1.90%포인트 개선됐다는 의미다.

시장 인사이트 및 전망

관세 정책 완화 기대, 소득 수준별 소비 양극화, 생성형 AI 기반 고객 경험 혁신 등은 향후 여행·항공·호텔 업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과 프리미엄화’를 가속할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특히 엑스피디아가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대 적용할 경우, 고정비 절감과 맞춤형 서비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기조,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소비자 신뢰지수 추이 등 거시 변수는 여전히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과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엑스피디아는 예약 성장 가시성, 비용 효율화, AI 도입 효과 등을 근거로 ‘실적 개선 모멘텀’을 확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까지 두 자릿수 예약 성장률 복귀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관세·금리 등 외부 요인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