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포함된 사진을 비롯해 악명 높은 성범죄자 제프리 에프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수사 기록 일부가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의 공개 사이트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되었다.
2025년 12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현지 시간)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들 가운데 책상 위에 놓인 여러 액자사진과 소지품을 찍은 사진 한 장에 트럼프의 얼굴이 최소 두 장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 사진(문서 번호 파일 468)과 함께 최소 16건 이상의 파일이 이후 사이트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부분 공개와 추가 공개는 에프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이 정한 기한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해당 법안은 법무부에 관련 문서 전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으며, 법무부는 금요일에 많은 문서를 우선 공개했고 토요일 새벽에도 추가 문서들을 공개하는 형태로 부분 공개를 이어갔다.
의회와 정치권의 반응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토요일 트위터(X) 성명을 통해 해당 사진이 법무부 공개 자료에서 제거된 사실을 지적하며 즉각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사진, 파일 468, 에프스타인 파일에 포함된 도널드 트럼프의 사진이 명백히 지금은 법무부 공개에서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GPamBondi 이 사실이 사실인가? 무엇을 은폐하고 있는가? 미국 국민을 위한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AP 통신은 토요일 보도에서 해당 사진을 포함해 최소 16건의 파일이 사이트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공화당과 일부 법안 공동 발의자들도 법무부의 이번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의회에서는 이 문서 공개가 법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팸 본디(Pam Bondi) 법무장관과 토드 블랑쉬(Todd Blanche) 부장관에 대한 탄핵 청문회를 고려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로 칸나(Rep. Ro Khanna, 캘리포니아)는 파일 공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머지 문서가 언제 공개될지에 대한 명확한 일정과 오늘 모두 공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토마스 매시(Rep. Thomas Massie, 켄터키)는 하원 법안 공동 발의자로서 토요일 법무부가 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시는 법안의 문구와 법무부가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결정과 관련된 자료를 누락할 권한(privilege)을 주장한다’는 점을 대조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법무부 측 입장
법무부는 금요일 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어떠한 정치인들의 이름도 삭제(redact)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토드 블랑쉬 부장관은 성명에서 “법에서 요구하는 것만을 삭제하고 있다 — 끝“고 말하며 “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피해자가 아닌 한 개인이나 정치인의 이름을 삭제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블랑쉬 부장관은 금요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문서 공개 과정에서 대통령의 언급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어떠한 시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블랑쉬는 과거 트럼프의 형사변호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백악관은 해당 사진의 삭제 여부에 대한 질의를 법무부로 전달했다고 밝힌 반면, CNBC는 법무부와 하원 감독위원회 소수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Rep. Robert Garcia, 캘리포니아)에게도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와 클린턴 관련 사진
해당 공개 자료에서 트럼프의 이름과 이미지는 금요일 공개분에서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났지만, 하원 민주당은 최근 몇 차례 에프스타인 유산으로부터 직접 확보한 사진들을 공개한 바 있다. 금요일 공개에 포함된 사진 중 하나는 트럼프와 전 모델(후일 배우자) 멜라니아 크나우스(Melania Knauss), 그리고 에프스타인 등이 2000년 2월 12일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함께 찍힌 장면을 보여준다.
한편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은 금요일 공개된 여러 사진에 등장했으며, 어디서 촬영됐는지 불분명한 사진들도 포함됐다. 그중 한 사진은 클린턴이 젊은 여성 옆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여성이 의자의 팔걸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클린턴 역시 범죄 혐의는 받지 않았다.
클린턴 대변인인 엔젤 우레냐(Angel Urena)는 금요일 SNS를 통해 “백악관이 몇 달 동안 이 파일들을 숨기고 있다가 금요일 늦게 공개해 빌 클린턴을 보호하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공개가 상황을 은폐하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주장하는 비판을 제기했다. 우레냐는 이어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아무 것도 모르고 에프스타인과의 관계를 끊었고 우리는 그 그룹에 속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에프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은 에프스타인과 관련된 정부 기관 및 수사기관의 문서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레닥션(redaction)”은 문서 공개 시 개인정보, 수사상 비밀, 법률로 보호되는 정보 등을 가리기 위해 일부 내용을 검게 처리하거나 제거하는 절차를 말한다. 법무부가 주장하는 “프리빌리지(privilege)”는 특정 내부 논의나 법률 자문 내용이 공개될 경우 사법 절차나 국익 등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제한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뜻한다.
전문적 분석 및 파급 효과
이번 사건은 단순한 문서 공개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제도적 신뢰성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의회 차원에서 추가 조사와 청문회가 진행될 경우 향후 연방정부의 법무 행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으며, 특히 법무부와 의회 간의 갈등은 공공기관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논란이 단기간에 광범위한 경제적 충격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일부 섹터의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 예컨대 규제·사법 리스크에 민감한 법률 서비스, 공공정책 의존도가 높은 산업(방위, 인프라 등)은 투자자의 신중 모드로 전환될 수 있다. 또한 대선 관련 정치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달러화, 금융시장 심리 등 거시지표에 단기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법무부의 추가 공개 일정과 의회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파급력은 연장될 것이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제도 개선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투명성 강화와 공개 원칙의 명확화가 향후 법적·정책적 논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결론
요약하면, 2025년 12월 중순 법무부가 공개한 에프스타인 관련 문서 가운데 트럼프의 얼굴이 포함된 사진과 최소 16건의 파일이 이후 사이트에서 삭제된 정황이 포착되었고, 이에 따라 의회와 정치권에서 투명성 요구와 법무부의 공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법적 근거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을 삭제하고 있으며 정치인 이름을 임의로 삭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의회 조사가 진행될 경우 법무부의 문서 공개 관행과 법적 해석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