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스타인 문서 공개·관세 반발에 트럼프, 공화당 내 지지 약화 조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은 미세하나마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일부 선출직 공화당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이견을 표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럼프와 일부 상·하원 우군들 사이에 눈에 띄는 거리감이 드러나고 있다.

2026년 2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켄터키의 하원 의원 토머스 매시(Thomas Massie)와 노스캐롤라이나의 상원 의원 톰 틸리스(Thom Tillis) 등 평소 트럼프와 자주 충돌해온 소수 공화당 인사들이 이전보다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관세, 연방수사, 이민 단속, 그리고 에프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자료 공개 등 여러 쟁점이 트럼프와 당내 지지층 간 균열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지지 기반으로 내세웠던 경제 분야에서의 낮은 지지율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경제 성과 홍보는 최근 정치적 논란들로 인해 희석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은 2월 중순 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 등 순회 연설에서도 물가 억제를 약식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의회와 당내 반발 사례를 보면, 이번 주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6명이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를 뒤집는 표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표결은 그 자체로 상징적 성격이 강하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반대파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다수 공화당 소속 하원에서는 당론으로 표결을 이기려면 단 한 표도 잃을 수 없다.

또한 톰 틸리스 상원 의원은 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에 대한 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트럼프가 지명한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인준 절차를 사실상 중단시키고 있다. 틸리스는 이번 임기 종료 후 은퇴를 예정했으며, 파월 수사를 중단하지 않는 한 트럼프의 연준 인사 지명자들이 상원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민 단속과 미네소타 사례도 당내 외풍을 불러일으켰다. 정부의 미네소타 주에 대한 대대적 이민 단속 “서지(surge)”는 연방 요원들의 과도한 전술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두 명의 미국 시민 사망 사건으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의 국경·이민 담당 톰 호만(Tom Homan)은 단속 “서지”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AP와 노르크(NORC)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미국인은 이번 배치가 과도했다고 판단했으며, 이로 인해 공화당의 이민 이슈에서의 우위가 지난해 대비 줄어들었다.

미네소타 사태에 대해선 시위대와 민주당뿐 아니라 기업주들의 반발도 컸다. 미국 전역의 266개 이상의 기업이 함께한 공개서한에서 정부의 단속이 자유시장과 상거래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이 대표한다고 밝힌 수가 약 100,000개 이상의 기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에프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문서 공개는 이번 분열의 또 다른 핵심 촉매다. 법무부가 수백만 건의 문서를 공개한 결과, 에프스타인과 일부 행정부 인사들 간의 연루 정황이 드러났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은 2012년 가족과 함께 에프스타인의 자택 또는 개인 섬을 방문해 점심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본인은 법무부의 문서 공개 의무화 법안에 초기에 반대했으나,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 표를 준비하자 노선을 변경해 공개를 수용했다.


언론·정치권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하원의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 짐 맥고번(Jim McGovern)은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의 권력 장악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최근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주 트럼프의 계정에 올라온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유인원으로 묘사한 이미지에 대해 상원 공화당의 흑인 의원 팀 스콧(Tim Scott)은 “내가 이 백악관에서 본 것 중 가장 인종차별적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은 처음에는 해당 게시물을 옹호하다가 이후 익명의 직원 탓으로 돌렸고, 트럼프는 이미지를 규탄하면서도 공식적인 사과는 거부했다.

카롤라인 리비트(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공화당은 급진적 민주당에 맞서 단결할 것“이라며 당의 결속을 강조했다.


법적·사법적 쟁점도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연방 대배심은 트럼프가 선동죄로 지목한 여섯 명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기소를 기각했는데, 이는 연방 대배심이 기소를 거부하는 일이 통상 드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동시에 법무부는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진행 중이며, 파월 본인은 이를 보복성 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는 워싱턴 지방법원 미국 검사인 진 라인(Janine Pirro)이 수사를 끝까지 진행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팀 스콧은 파월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고, 틸리스는 은행위원회 소속 다수 공화당원들도 파월에게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틸리스는 특히 트럼프가 지명한 연준 이사진들의 인준을 가로막음으로써 백악관과 의회의 갈등을 장기화할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다.


용어 설명 —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정의를 덧붙인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특정 국가의 제품 가격을 인상시켜 자국 산업을 보호하거나 무역정책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연방 대배심(grand jury)은 연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배심으로, 보통 기소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기소 기각은 이례적이다. 에프스타인 파일(Epstein files)은 성범죄 혐의로 악명 높은 제프리 에프스타인과 관련한 법적 문서 및 수사 자료들을 일괄 지칭하는 용어다.


정치·경제적 영향 분석 — 이번 사태가 향후 경제와 정치에 미칠 파급 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세를 둘러싼 당내 분열은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관계 및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관세 정책은 대체로 수입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므로, 소비자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둘째,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는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으며, 이는 장단기 금리 전망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에프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와 인사 연루 의혹은 행정부의 도덕성 및 신뢰성 논란을 촉발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이고, 이는 투자 심리 및 정치적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치적 소용돌이가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치 지형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유권자 반응과 2026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예측 시장과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하원 장악을 유리하게 보고 있다는 점은, 공화당 내 분열이 지속될 경우 의회 권력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론 —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철회 표결, 에프스타인 문서 공개, 인종차별성 게시물 논란, 연준 의장 수사 등 여러 사안에서 연쇄적인 정치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 지도부와 일부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의 공개적 이탈은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 추진력에 실질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정치 일정과 법적 절차 전개에 따라 공화당 내부 결속력의 회복 여부와 2026년 중간선거에서의 영향력 변동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