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에퀴닉스(Equinix, Inc.)가 인도 남부 경제·항만 도시인 첸나이에 자사의 첫 번째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익스체인지(IBX) 데이터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6천9백만 달러(약 930억 원)로, 첸나이를 거점으로 하는 인도 남부권 디지털 허브 구축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9월 19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문을 연 ‘CN1’ 센터는 1단계에서 800개 캐비닛을 수용하고, 향후 단계적 확장을 통해 최대 4,250개 캐비닛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캐비닛(cabinet)이란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를 물리적으로 탑재하는 표준 규격 랙을 의미하며, 수량은 데이터센터 용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에퀴닉스 표준에 따라 CN1은 가동률 99.999%를 목표로 설계됐으며, 크로스커넥트·패킷 패브릭·메탈 등 자사의 인터커넥션(Interconnection)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모두 제공한다. 99.999%는 ‘Five Nines’라 불리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연간 허용 가능한 다운타임이 약 5분 15초에 불과하다.
네트워크 연결성 측면에서 CN1은 뭄바이 캠퍼스의 세 곳 IBX와 직접 상호연결될 예정이다. 뭄바이 캠퍼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native on-ramp)와 로컬 금융·게임·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클라우드 생태계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는 인도에서 이미 300곳 이상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5개 인터넷익스체인지(IX)에도 연결돼 있다”
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퀴닉스는 전 세계 36개국 70개 도시에서 27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글로벌 트래픽 교차로(Interconnection Hub)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IBX(Data Center)란 무엇인가?
IBX는 ‘International Business Exchange’의 약자로, 전력·냉각·보안이 글로벌 표준에 따라 통합 관리되는 하이엔드급 코로케이션(colocation) 시설을 가리킨다.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다양한 통신사·클라우드·콘텐츠 기업이 동일 시설 내에서 서로 직접 연결(피어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인도 디지털 경제가 2027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첸나이·뭄바이·하이데라바드 등 주요 도시에서 고밀도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본다. 에퀴닉스의 첸나이 진출은 ‘해저 케이블·위성 통신·제조업 밸류체인’이 집중된 남동부 연안을 겨냥한 선제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발표에는 투자 회수 예상 기간·전력 공급 계약(PPA)·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등 구체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퀴닉스가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net-zero)를 목표로 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 관점
데이터경제 연구자들은 “첸나이 IBX는 남아시아-동남아시아 해저 케이블이 집결하는 전략적 위치 덕분에, 싱가포르·자카르타를 잇는 아·태 서브 해저케이블 네트워크의 핵심 노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제조·물류 대기업이 클라우드·AI 워크로드를 첸나이로 이전할 경우, 관련 고용과 전력수요가 동반 확대돼 지역 경제에 중장기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