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 2분기 핵심 이익 13% 감소…유가 하락 영향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핵심 이익을 보고했다. 유가 하락이 가스 가격 상승 효과를 상쇄하면서 이 같은 실적 둔화가 나타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퀴노르의 4~6월 조정 세전이익(Adjusted EBIT)은 $65억4,000만 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 $74억8,000만 달러 대비 13% 줄었다. 이는 애널리스트 21명이 참여한 사전 컨센서스($65억3,000만 달러)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회사는 올해(2025년) 전체 석유·가스 생산량을 2024년 대비 4% 확대한다는 지침을 유지했다. 또한 2025년 자본적지출(CAPEX) 전망도 종전대로 $130억 달러로 고수했다.

“우리는 지침에 부합하는 2025년 생산 성장 궤도에 올라 있다.” — 안데르스 오페달(Anders Opedal) CEO

올해 2월 에퀴노르는 셸(Shell), BP 등 업계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계획을 다소 후퇴시키면서 석유·가스 생산 확대 전략을 천명한 바 있다. 회사는 “녹색 전환 시장의 과도기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2분기 총 생산량은 하루 210만 배럴 기준 원유환산(boed)을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206만 boed)를 웃돌았으며 전년 동기 205만 boed보다도 늘어났다. boed(Barrels of Oil Equivalent per Day)는 원유·가스·액화천연가스 등을 에너지 가치 기준으로 환산한 일일 생산량 단위다.

에퀴노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프롬을 제치고 유럽 최대 천연가스 공급자로 부상했다. 이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의 에너지 지형 변화를 반영한다.

주가 동향도 함께 발표됐다. 2025년 들어 에퀴노르 주가는 연초 대비 1.5%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유럽 에너지 종목 지수는 10% 상승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전문적 해석 및 시사점

이번 실적 발표는 원유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준다. 비록 가스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가격 하락 폭이 더 컸기 때문에 총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생산 확대 지침과 CAPEX 전망을 유지한 점은 중장기 사업 계획이 흔들리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또한 재생에너지 투자 축소는 단기적으로 현금흐름과 주주환원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 리스크를 키울 우려도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유럽연합(EU)의 탄소규제 정책 변화와 재생에너지 시장 회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한편 원유환산 생산량 증가와 유럽 내 지배적인 가스 공급 지위는 단가 하락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매출 방어막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에너지원 포트폴리오 다각화 지연은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은 에퀴노르의 균형 잡힌 전략 수립 능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용어 설명
Adjusted EBIT은 일회성 비용 및 비경상적 항목을 제외해 본업의 영업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CAPEX는 설비 투자, 탐사, 개발 등 장기 자산 취득을 위한 지출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