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 외르스테드 6천억 DKr 유상증자 참여…지분 10% 유지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 OSE: EQNR)가 덴마크 해상풍력 개발사 외르스테드(Ørsted, OMX: ORSTED)의 6천억 덴마크크로네(DKr60 billion)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 지분 1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에퀴노르는 이번 증자에서 최대 DKr60억(미화 9억3,900만 달러*) 규모의 신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자신들을 “외르스테드의 장기 산업적 주주”라고 규정하며, 다음 연례 주주총회(AGM)에서 이사회 후보 1명을 추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에퀴노르는 공표된 재무 프레임워크 안에서 이번 권리공모(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주주들에게 경쟁력 있는 자본 배분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외르스테드의 재무구조 개선 시도
외르스테드는 최근 미국 해상풍력 시장에서 연이어 난항을 겪으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약 15억 달러(USD) 규모의 리볼루션 윈드(Revolution Wind) 프로젝트가 작업 중단 명령을 받았다. 덴마크 재무부(지분 50.1% 보유) 또한 외르스테드의 재무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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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노르 역시 덴마크 정부처럼 대주주가 국가지분이기 때문에, 국가 간 에너지 전략지속가능 인프라 투자 관점에서 양사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RBC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들은 “참여를 거부할 경우 지분 희석과 향후 회복 국면에서의 선택지 상실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떠안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적 영향과 리스크
RBC는 “10% 지분 유지를 위해 약 9억3,900만 달러의 현금유출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에퀴노르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나 미국 엑슨모빌 등 동종 글로벌 메이저 대비 재무 레버리지가 더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증자 참여로 이사회 진입권을 확보함에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RBC는 “미국 내 두 개 해상풍력 사업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여전히 변수”라고 지적했다.


미국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
양사는 2024~2025년 사이 미국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난관을 겪었다. 외르스테드는 리볼루션 윈드 외에도 다른 사업에서 일정 지연을 경험하고 있으며, 에퀴노르는 엠파이어 윈드 1(Empire Wind 1) 프로젝트가 2025년 4월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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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노르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며 외르스테드와의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에퀴노르가 보유한 해상풍력 자산은 0.4 GW(기가와트)의 설치 완료 용량과 3 GW 개발 중 용량으로 구성되며, 단기적으로는 북서유럽 및 엠파이어 윈드 1에 집중할 계획이다.


용어 해설*
* 환율 1 달러 = 6.39 덴마크크로네(USD/DKK 6.39) 기준.
권리공모(Rights Issue): 기존 주주에게 일정 비율로 신주 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유상증자.
지분 희석(Dilution): 유상증자 등으로 신주가 발행돼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줄어드는 현상.
해상풍력(Offshore Wind): 육상이 아닌 해상에 풍력 터빈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방식.


전문가 시각
에퀴노르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으로 현금 유출 압력을 야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해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럽 해상풍력 벨트에서 외르스테드가 차지하는 기술·운영 역량을 고려할 때, 에퀴노르가 선제적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향후 공동 투자, 프로젝트 교환, 더 나아가 포트폴리오 통합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이는 미국 정치·규제 리스크글로벌 금리 추이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유상증자는 외르스테드의 재무 건전성 확보와 에퀴노르의 전략적 옵션 유지라는 현실적 필요가 맞물린 ‘선택적 동행’으로 평가된다.